글 쓰기를 하지 못 했던 이유

by 방성진

마지막 쓴 글이 6월 초이니 7개월 즈음되었다. 초여름 중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들어와 지금은 한국이고 겨울이 되었다. 그간 이 공간에 들락날락거렸었고 내가 구독하는 작가들의 글을 띄엄띄엄 읽어가며 공감도 하였지만 정작 나는 글을 쓰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브런치 스토리 글쓰기와 담을 쌓고 살았다. 글 쓸 공간이 없어서? 글감이 없어서? 글 쓸 시간이 없어서? 아니면 몇 달 안 되는 기간 글 좀 썼다고 실증 나서? 나 스스로에게 많이도 물었다.


독서는 꾸준히 하고 있다. 비문학, 소설, 수필 가리지 않고 읽고 있다. 중국에서는 시간이 많았으나 다시 한국에서 가족들과 생활을 하니 예전처럼 풍족하지는 않다. 출근해서 일과시작 3~40분 전 사무실에서, 퇴근 후 잠들기 전 잠시잠시 읽는 버릇이 들었다. 그런 작은 시간들 덕분에 그나마 독서는 계속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반년동안 독서를 꾸준히 한 덕분인가 싶다.


책을 많이 읽어야 글도 잘 쓸까?. 이 물음에 아직까지 나는 물음표다. 마지막 글을 쓴 이 후로 일주일 한 달 두 달 되어 갈수록 약간의 조바심이 생겼었다. '글을 써야 하는데'라는 의무감이랄까. 그러다가 글감이 없어서 일 거야라고 치부하고 책 읽기에 무게를 두고 꾸준히 읽었지만 글 쓰기와는 더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이 느낌은 뭐지. 남들은 독서로 생각도 정리하고 글감도 찾아서 쓰고 싶은 글을 잘 쓰는 것 같은데 왜 나는 글쓰기와 가까워지기는커녕 담을 쌓고 살게 되는 걸까.


아무리 생각과 고민을 해도 여전히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브런치 글 하나를 읽게 되었는데 글에서는 '글은 개성이다'라는 표현이 있었다. 개성이 뭔가. 타인과 구별되는 특성이다. 외모, 표현, 스타일과 같은 것이 나 만의 것으로 표현될 때 개성이라고 한다. 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나의 경험과 생각, 느낌들이 글로 표현될 때 개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글쓴이의 주장이었다. 여기서 나는 작은 희망을 보았다. 타인의 경험과 생각이 아니고 나의 경험과 생각이라면 글을 계속 쓸 수 있지 않을까.


독서는 간접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의 생각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을 읽고 간접적으로 경험을 한 것이다. 그래서 독서를 많이 해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흉내 내기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독서를 통한 지식, 어휘, 글의 표현, 짜임새등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 글을 쓰기 위한 독서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오직 나만의 경험을 통한 생각이 나만의 글로 써진다. 생각해 보면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은 한국에서 직장을 정리하고 해외 이직을 하면서부터다. 당시 짧은 시간 많은 경험을 하였다. 늦은 나이에 퇴사 그리고 해외 이직이라는 두 가지 결정과 행동은 누구의 경험도 아닌 나 자신의 경험이었고 오로지 내가 겪어야 하는 일이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의 시간 동안 외로움, 나에 대한 생각, 해외이직 경험 등등 발품 팔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글로 표현되었던 것이 아닐까.


거창한 경험이 필요한 건 아니다. 길을 걷다가, 시장을 가다가, 사람을 만나서, 가족들과 대화를 하다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나의 경험이 되어 느낌과 생각을 하는 습관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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