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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비뱅커 Jul 26. 2024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액션

<파묘>하는 데드풀과 <올드보이> 로건의 활극

<데드풀과 울버린>(숀 레비, 2024)의 액션은 화려함과 슬로 모션의 미학이다. 최고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오프닝과 다른 우주의 데드풀 무리와 데드풀 & 울버린 듀오의 격투신을 선택할 것이다.


파묘하며 이별을 고하다

영화는 <X-Man>의 소속(?)이 20C 폭스에서 MCU로 변경된 사실을 굳이 관객에게 알려주고(영화 중반부 큰 유머코드), <로건>(제임스 맨골드, 2017)에서 숭고한 죽음을 맞이한 울버린(로건)의 묘를 파묘하면서 시작된다.

<20C 폭스 앞의 데드풀>

이때 TVA(로키에 등장한 시간관리국) 소속 요원들의 등장으로 데드풀과의 한판 대결이 펼쳐지고, 2000년대 전설적 그룹 ‘N Sync’의 ‘Bye Bye Bye’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이 오프닝 장면을 놓친다면 이 영화를 안 본 것과 같다) 데드풀의 액션은 아이돌 댄스에 가깝고, 상대에게 치명타를 날리며 슬로 모션을 전환되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배경음악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객의 도파민을 풀 충전 시킨다. 문자 그대로 끝내주게 시작하며 영화의 기대치를 한껏 올린다.

‘Bye Bye Bye’의 박자와 리듬이 데드풀의 액션과 잘 어울리는 것도 맞지만, 이 노래를 오프닝 테마로 잡은 것은 감독의 의도된 연출(노래 제목) 일 것이다. 첫 번째 Bye는 ‘20C 폭스’와의 이별을, 두 번째 Bye는 ‘휴잭맨의 울버린’과의 이별을, 세 번째 Bye는 ‘멀티버스 세계관’과의 이별을 고하며 X-Man시리즈와 MCU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듯하다.

<오프닝 액션씬>

오대수의 장도리와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영화 <올드보이>(반찬욱, 2003)에서 일명 ‘장도리신’으로 불리는 롱테이크 액션씬은 많은 영화감독들에 의해 오마주 되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닌자터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설국열차>가 대표적이다.

흔히 영화에서 일(소수) 대 다수의 격투는 사방에서 몰려드는 적들을 상대하는 주인공의 화려한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는 연출 방식이 일반적이다. <올드보이>의 장도리씬은 이를 거부하고 수평적 단면 구조로 우측에서 몰려드는 악당들과 힘겹게 대결하는 주인공을 리얼하게 담아낸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격인 ‘멀티버스 데드풀 무리’ 대 ‘데드풀 & 울버린’의 격투신도 <올드보이> 그것과 얼개를 같이 한다. <올드보이>가 연상되는 장면으로 한국영화의 우월성 같은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오프닝부터 반복되는 화려함과 슬로 모션 방식 액션과 주인공들의 재생능력으로는 감흥이 크지 않아 지루함으로 번질 즘, 전과 다른 방식의 구도로 환기시키는 감독의 연출을 상찬하고자 함이다. 이 변화로 최근 MCU영화가 그렇듯 용두사미의 터널로 들어갈 뻔한 영화를 주인공들 처럼 다시 한번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올드보이 장도리씬>

<어벤저스>와 <X-Man>의 부활을 꿈꾸며…

"내가 마블의 예수님" 영화 속 데드풀의 말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는 MCU에게 이 영화가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향후 벌어질 어벤저스와 X-Man 세계관의 결합에 대한 기대는 감출 수 없다. 최소한 세계관의 연결을 떠나 이 영화 자체만으로 본다면, 위에서 소개한 두 액션 시퀀스만으도 영화는 재미있다.

‘N Sync’와 20C 폭스 시절 <X-Man>을 추억하는 30 ~ 40대 관객은 오프닝에서는 절로 고개를 까닥였을 것이고, 분명 극장문을 나오면서 ‘N Sync’의 음원을 검색했을 것이다.

<올드보이>의 롱테이크 장도리씬과 <로건>의 잿빛 분위기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분명 두 영화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이 영화는 끝나지만 관객의 감상은 확대된다.
극장에서 응원하듯 환호하며 관람한 <어벤저스>와 <X-Man>의 부활을 꿈꾸게 하는 <데드풀과 울버린>이다.

<데드풀과 울버린 투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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