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D-2) 재입국 후, 비자 신청 사례

빛을 잃은 여섯 해 너머, 다시 이어진 한 줄기 길

by 백수웅변호사

비행기표를 끊던 날, K씨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한국을 떠나는 이 귀국이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러나 출입국에서 건네받은 ‘체류기간 연장 불허’ 처분은 그의 가슴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여섯 해. 휴학과 치료, 수차례의 복학 시도 속에서 시간은 너무도 가볍게 흘러버렸고, 법무부는 더 이상의 체류를 허락하지 않았다. 유학 생활은 그렇게 갑작스러운 정지음을 맞이한 듯 보였다.


K씨가 사고를 당한 건 어느 겨울이었다. 장기 치료와 재활은 돌이킬 수 없는 공백을 남겼고, 그는 다시 교정문 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붙잡고 있던 마지막 희망은 졸업까지 남은 단 한 학기였다. 그 짧은 여정을 완주하지 못한 채 떠나야 하는 현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본국에 돌아온 뒤, 그는 변호사를 찾아갔다. 이미 한 번 불허된 비자를 다시 받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가 감당해야 할 법적 벽이 얼마나 높은지 차분히 설명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변호사는 두꺼운 사건 파일을 닫으며 조용히 말했다. “이건 감정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증거가 필요하고, 설득 가능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그날부터 긴 재구성이 시작되었다.


수년 전 사고 기록, 병원에서 건네받은 두툼한 진단서와 재활 과정, 치료 일정표, 당시 교수와 나눴던 이메일까지—흩어진 조각들이 하나씩 모였다. 변호사는 K씨가 스스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시간들을 대신 정리해 나갔다. 어떤 부분이 ‘객관적 불가피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 무엇을 강조해야 하고 무엇을 배제해야 하는지 매 단계마다 판단이 필요했다.


가장 중요한 건 복학 승인이었다. 변호사는 대학 국제처와의 협조 절차를 꼼꼼히 안내했고, 학교가 표준입학허가서를 발급할 수 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K씨의 남은 학점이 12학점에 불과하다는 점, 지도교수의 의견이 긍정적이라는 점, 그리고 이번에는 반드시 졸업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학업계획을 설계해 제출했다. 학기별 수강 계획, 과목별 담당 교수 면담 일정, 재활 이후의 학업 집중 가능성까지 빠짐없이 포함됐다.


곧이어 지도교수의 추천서가 도착했다. 서류의 마지막 문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그는 사고로 멈추었을 뿐 학업을 포기한 적은 없습니다.” 변호사는 그 문장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사건의 무게를 지탱해 줄 결정적 기록이었다.


모든 서류를 다듬어 변호사는 비자 재신청 패킷을 완성했다. 제출 하루 전, 그는 K씨에게 마지막으로 설명했다. “이건 단순한 요청이 아닙니다. 여섯 해 동안 멈춰 있었던 흐름이 왜 다시 시작되어야 하는지, 그것을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며칠 뒤, 본국의 재외공관에서 연락이 왔다.

D-2 비자 승인.


K씨는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 유리벽 너머로 낯익은 도시가 펼쳐지는 순간, 그는 비로소 여섯 해 넘게 지연되어 있던 시간의 흐름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한 학기를 온전히 버텨 마침내 졸업장을 받아 들었다. 그것은 과거의 실패를 지우는 증명이라기보다, 스스로 놓지 않았던 가능성이 끝내 이어졌다는 작은 확신에 가까웠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위 사례와 관련해서 문의가 있으시면 아래 게시글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외국인 유학생 체류기간연장불허 시, 대응방법은.. :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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