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스토킹처벌법 기소유예 후, 입국규제까지

그날 이후, 국경은 닫혔고 관계는 남아 있었다

by 백수웅변호사

그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상담실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 책상 위에 놓인 휴대전화는 몇 번이나 뒤집혔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스토킹이라뇨….”


말끝이 흐려졌다. 헤어진 연인에게서 고소를 당했다는 통보는, 관계가 끝났다는 사실보다 훨씬 잔혹하게 다가왔다.


사건은 흔한 연인 간의 다툼에서 시작됐다. 감정이 격해진 말다툼, 끊어내지 못한 연락, 서로의 진심이 어긋난 채 이어진 만남들. 그러나 어느 순간 그것은 ‘스토킹처벌법 위반’이라는 형사 사건의 이름을 달게 되었다.


상대방은 그의 연락과 방문이 자신의 의사에 반했고,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꼈다고 주장했다. 긴급응급조치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수사는 이미 한 방향으로 기울어 보였다.


상담은 오래 걸렸다. 감정의 파편을 걷어내고, 사실만을 남기는 작업은 언제나 어렵다. 그러나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고소 직후, 상대방은 오히려 먼저 연락을 해왔다.


“이야기를 듣는 게 먼저인 것 같다”는 메시지 이후,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약 3주간 함께 생활했다. 같은 집에서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가족과 식사를 했다. 사진 속의 표정들은 ‘공포’와는 거리가 멀었다.


스토킹 범죄의 핵심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지속적 행위’와 그로 인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이다. 관계의 파탄 과정에서 오간 감정적 충돌이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동거 사실, 대화 내역, 결제 기록을 하나씩 정리했다. 퍼즐처럼 흩어진 조각들이 모이자, 사건의 윤곽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났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고소의 ‘동기’였다. 과거 분쟁 과정에서 형사 고소를 금전 문제와 연결하려 했던 메시지, 다시 관계를 이어가던 동안에는 조사가 미뤄지다 최종 이별 후에야 본격화된 수사. 형사사법절차가 감정의 압박 수단으로 사용된 정황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수사관은 제출된 자료를 차분히 검토했다. 결론은 명확했다. 이 사건은 범죄가 아니라, 관계의 붕괴 속에서 발생한 갈등이었다. 그는 연인과 화해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외국인이었고, 조사 도중 출국했다. 문제는 ‘심사 없이 출국’한 뒤에 찾아왔다. 출입국 규정상 약 3년의 입국규제가 내려진 것이다. 이미 화해했고, 형사적으로도 기소유예라는 관대한 판단을 받았지만, 국경은 냉정했다.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기록을 쌓았다. 인도적 사유를 중심으로 한 입국규제 특별해제 신청, 이어진 결혼비자 준비, 그리고 헌법소원까지.


이 사건이 단순한 처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생활과 인간다운 삶의 문제라는 점을 끈질기게 설명했다. 기소유예 처분은 재범 위험이 낮고, 관계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국가의 판단이기도 했다.


시간은 걸렸지만, 문은 열렸다. 비자가 발급되었고, 그는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공항 출구에서 마주한 얼굴에는 안도와 피로가 동시에 스쳐 지나갔다. 법은 차갑지만, 그 틈새에는 언제나 사정과 맥락이 존재한다. 그 맥락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설명하는 것, 그것이 이 사건이 남긴 가장 분명한 교훈이었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외국인 입국규제 해제 방법, 입국규제 해제 후.. :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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