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없는 분노는 어디로 향하는가
2026년 3월 1일, 이란 국영 매체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그의 사망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위치 정보를 활용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이란 정부에 의해 2026년 3월 1일 공식 확인되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을 선제 타격했다"고 발표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중대 전투가 시작됐다"고 선언하며 이란 정권 교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역사는 때로 예고 없이 결정적 전환점을 만들어낸다. 하메네이의 죽음은 단순히 한 지도자의 종말이 아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수십 년간 이슬람 극단주의의 정신적 준거점 역할을 해온 신정 체제의 상징이 무너진 것이다. 이 사건이 글로벌 테러리즘에 미칠 파장은 중동의 지도 한 장이 바뀌는 것을 훨씬 뛰어넘는다.
하메네이 체제의 이란은 오랫동안 '저항의 축'의 맹주였다. 헤즈볼라,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란의 재정·무기 지원 아래 기능했고, 이란은 이들을 통해 직접 전쟁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이스라엘과 서방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런데 이제 그 중심축이 사라졌다. 문제는 이 '지도자의 공백'이 오히려 더 위험한 테러의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적 선례는 분명한 교훈을 준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후 알카에다는 약화되었지만, 그 공백을 ISIS(이슬람국가)가 더욱 잔혹한 형태로 채웠다.
중앙 집권적 지도 체계가 무너질 때, 분파화된 극단 세력들은 오히려 경쟁적으로 더 극단적인 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입증하려 한다. 하메네이 사후의 이란 상황도 이와 유사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
전직 FBI 고위 관리 크리스 스웨커는 이란이 정보망을 이용해 미국을 내부에서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경계를 늦추지 말고 테러 공격 계획이 이미 수립되고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FBI와 정보기관에 촉구했다. 실제로 미국 연방수사국은 자국 내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이는 단순한 선제적 조치가 아니다. 이미 가동 중인 이란 연계 잠복조직들이 보복 행동에 나설 현실적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더 큰 우려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계 전반의 반응이다. 하메네이는 시아파의 지도자였지만, 그가 상징한 '서방에 맞서는 이슬람 신정국가'의 이미지는 수니파 극단주의자들에게도 강력한 영감의 원천이었다.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에 카라치의 미국 영사관 인근에서는 폭동이 일어나 시위대들이 건물에 난입을 시도했고, 길기트발티스탄에서는 유엔 관련 사무소를 포함한 여러 건물이 파손되는 등 이슬람권 전반에서 반발 시위가 확산되었다.
이 분노는 조직화된 지도부가 없을 때 더 예측 불가능하고 산발적인 형태의 테러로 이어질 수 있다. '지도자 없는 지하드(leaderless jihad)'는 중앙 조직보다 추적과 차단이 훨씬 어렵다.
소셜미디어로 결집한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테러를 기획하는 '외로운 늑대(lone wolf)' 형태의 공격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쟁은 단일 국가 간 무력 충돌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었으며, 국제 전문가들은 이 전쟁이 세계 경제와 안보에 미칠 파급력이 21세기 들어 발발한 모든 분쟁을 합친 것에 필적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초유의 혼란 속에서 테러 집단들은 기회를 포착한다. 국가 안보 역량이 분산되고, 정보 공유 체계가 흔들리며, 사회적 분열이 심화되는 시기야말로 극단주의가 뿌리를 내리기 가장 좋은 토양이다.
결국 하메네이의 죽음이 만들어낸 것은 '평화로의 길'이 아니라 '더 복잡한 전쟁'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신정 체제를 유지하려는 혁명수비대 강경파와 변화를 원하는 개혁 세력 사이의 충돌이 격화될 것이다. 외부에서는 이란의 후원을 받던 무장 조직들이 새로운 자금줄과 정당성을 찾아 더 과격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
1979년 이란 혁명이 중동 전체에 이슬람 극단주의의 씨앗을 뿌렸듯이, 2026년의 이 격변 역시 역사의 긴 파장 속에서 새로운 분열과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지도자를 잃은 분노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형태를 바꿀 뿐이다. 국제 사회가 군사력만으로 테러리즘을 봉쇄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이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테러를 프로파일링을 하다 저자
법률사무소 어스 백수웅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