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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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한 장으로 상체를 가린 채 방사선 치료대 위에 눕는다. 낯선 두 남자가 다가와 내 상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세를 잡아준다. “대기할 때 스트레칭을 좀 하셔야 해요. 팔이 안 올라가면 치료가 힘들어요.” 무심한 말투가 차갑게 들리지만, 그 말 속에 담긴 필요를 부정할 수 없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자 시커먼 얼굴과 삭발한 머리의 내 사진이 벽에 붙어 있다. 그 모습이 낯설면서도 동시에 분명한 현실임을 알린다. 천장에는 “첼로로 듣는 클래식 감상해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지만, 기계가 내는 거친 소음 속에서 첼로의 선율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미세하게 흘러나오는 그 음은 남들이 듣지 못하는 내 내면의 미약한 목소리처럼 느껴진다. 기계와 사람 사이에서, 나는 점점 작아지지만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그 소리가 알려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