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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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책길에서 문득 발길을 멈추었다. 내려다본 땅에는 저마다 다른 모양의 낙엽이 놓여 있었다. 노랗게 빛나는 잎, 갈색으로 마른 잎, 비에 젖어 바닥에 달라붙은 잎, 벌레에 갉아 반쯤 사라진 잎, 바람에 흔들리다 떨어지는 잎, 끝까지 매달려 버티는 잎까지 모두가 제 빛깔을 품고 있었다. 서로 다르지만 결국 낙엽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불린다. 고개를 들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니 그 또한 같았다. 옷차림도, 나이도, 속도도 다르지만 결국 인간으로 살아간다. 더 나아가고,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에 서둘러 걷는 세상이 걷는 모습에서 보인다. 그 속에서 나는 ‘여유’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속도를 늦추자 풍경은 선명해지고 생각은 깊어졌다. 그 작은 깨달음이 나를 미소 짓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