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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글쓰기를 함께 할 때의 힘듦과 보람을 묻는다면, 지금의 나에게 ‘일’이란 암 치료를 위해 병원에 오가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휴직을 쓰고 시작한 치료는 총 1년 8개월로 예정되어 있고, 그중 10개월이 이미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치료 계획은 계속 남아 있다.
이 시간 속에서 몸은 눈에 띄게 약해졌고, 정신도 예전 같지 않다. 순간기억력이 흐려져 방금 떠올린 생각조차 금세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나는 대비하듯 기록한다. 휴대폰 메모장에, 책의 언저리에, 노트에, PC에. 손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생각을 적어 둔다.
그 안에는 나의 일상의 흔적과 하고 싶은 일들, 이미 지나간 하루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기억은 사라질 수 있어도 기록은 남는다. 그 사실이 나를 다시 쓰게 만든다. 그래서 또 기회가 생기면 무엇이라도 끄적인다. 완벽하지 않아도, 문장이 되지 않아도, 지금의 나를 붙잡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