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는 잠시 숨을 고르는 자리다. 지하철을 떠나보내고 의자에 털썩 앉았을 때, 머릿속이 텅 빈 듯 고요해졌다. 그때 옆에 앉은 어르신이 가방에서 요구르트 하나를 꺼내 건넸다. 지방에서 진료를 받으러 왔고 혈액암 치료 중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병을 물었지만, 곧 그 질문이 조심스럽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잠시 후 지하철이 도착했고, 나는 감사 인사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야 그 따뜻한 마음이 늦게 다가왔다. 작은 요구르트 하나에 담긴 온기를 떠올리며, 어르신의 치료가 헛되지 않고 건강을 되찾기를 조용히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