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기 재택근무
2월 26일, 코로나19로 인해 Social Distancing을 위한 재택근무가 시작되었고, 시간이 흘러 벌써 5월 말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정상근무체제로 돌입하기 전 '원격근무체제 종료를 준비하는 전환기간' 중이다. 첫 장기 재택근무를 해보며 '생산성'에 대해 생각을 해볼 시간이 나름 많았던 만큼, 각기 다른 역할로 나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것들을 떠올려보았다.
스탠드
재택근무를 할 때 가장 좋은 점은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는 여러 요소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나에게는 일하는 공간의 조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회사에서 내 업무 필수템은 스탠드이기도 하다.
미스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습관이 있다. 재택근무 기간 동안은 날씨가 선선할 때가 많아 환기하기 딱 좋았다. (벌써부터 여름이 두려워진다) 그리고 집에 룸 스프레이가 있긴 하지만 방에는 잘 뿌리지 않는다. 일할 때 상쾌한 향을 위해 미스트를 사용한다. 요즘 사용하는 미스트는 두 가지. 선물 받은 THREE 낮/밤용 미스트 2개, 그리고 이솝 미스트. 특히 이솝 미스트를 자주 사용한다. 로즈, 베르가못, 카모마일이 주 성분인 미스트를 뿌리면 주변 공기가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어 기분 전환도 되고 집중이 더 잘되는 느낌이 든다.
[팟캐스트] 소호의 생산성을 높여요
인터넷 서핑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팟캐스트 '소호의 생산성을 높여요'를 재택근무 기간 동안 즐겨들었다. 생산성을 높여주는 책을 선정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이다. 특히 운동을 주제로 한 책들은 내가 재밌게 읽은 책들이기도 해서 더 관심이 갔다. 방송을 듣다 보면 생산성은 일상 속 작은 '시작'들이 모여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걷는 사람, 하정우> 편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이불 정리가 그 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질러져있는 베개와 이불을 정리하는데, 참 사소한 습관이지만 그 습관이 루틴이 되어 나로 하여금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에 미치는 영향은 꽤 크다. 정해진 루틴이 있으면 변덕스러운 감정을 좀더 잘 다스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정신적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믿음으로, 지금도 나만의 루틴을 잘 지켜나가려고 노력중이다.
[운동2부] 걷기와 루틴의 닻 / '걷는 사람, 하정우' by 하정우
이 점이 마음에 든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내 손에 쥔 것이 무엇이든 걷기는 내가 살아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다는 것.
[운동3부] 하루키의 레이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by 무라카미 하루키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나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 한 참았다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시간과 세월을 들여, 그와 같은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다. 혹은 가령 조금이라도 그것들과 비슷한 장소에 근접하는 것이다 (그렇다, 아마도 이쪽이 좀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유튜브] 때껄룩
YouTube channel: https://www.youtube.com/channel/UCVut4hqvrjQC4qDE3oc5qig
회사에서든 집에서든 일할 때 노래를 즐겨 듣는다. 내게는 생산성 향상에 아주 중요한 요소다. 유튜브에는 음악맛집 채널들이 많은데, 그중 내가 운좋게 찾은 음악 채널은 때껄룩. 웅진도서의 신간 도서 이벤트로 알게된 콘텐츠 '우리가 이 도시의 주인공안 아닐지라도'를 듣고 바로 구독할 수 밖에 없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3BD2wRNHyo) 홍보하는 도서 제목 그대로 이름을 딴 콘텐츠로, 영상은 책 구절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그 뒤로는 책을 읽으면서 듣기 좋을만한 음악 큐레이션이 이어진다. 이벤트 컨셉도 참신해서 좋았다. 그리고 '민수'라는 가수를 알게 되었다. (민수가 부른 노래 '섬' 너무 좋다)
Notion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기록 정리 툴이 필요했다. 예전에는 에버노트를 사용했었는데, 기록 관리에서 불편함을 느끼다보니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노션이라는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 노션은 '하나로 모든 작업을 (All in one workplace)'이란 목표로 만들어진 협업 툴로,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노션이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유니콘 기준 (가치 10억 달러)을 훌쩍 넘긴 20억 달러 (2조 4500억 원)) 노션에서는 한줄 한줄이 텍스트/이미지/표 등 '블록' 단위로 구성된다. 전반적으로 서비스 디자인이 깔끔하고 사용성이 직관적이며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인 목표, 책/영화 등 콘텐츠 타이틀 정리, 연도별 정리 등을 기록해나가고 있다.
Google Keep
노션과 달리, 가벼운 메모용도로는 구글 킵을 사용하고 있다. 핀터레스트 UI와 비슷하게, 내가 쓴 메모가 그리드 형태로 표시된다. 메모별로 색상 지정이 가능하고 라벨도 달 수 있어, 가벼운 메모더라도 기본 분류 정도는 할 수 있는 점이 좋다.
위클리 체크리스트 메모지 (ALL WRITE)
종이 위에 끄적이는 것을 좋아한다. 일상에서 개인적으로든, 회사 업무와 관련해서든 내가 할 일을 정리하는 TO DO 리스트는 늘 함께한다. 좋아하는 문구 브랜드, 올라이트에서 구매한 위클리 체크리스트 메모지를 애용한다.
필라테스
1~2년 전부터 필라테스 개인수업을 듣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은 운동이다.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몇주 센터가 휴관한 기간 빼고는 아침 8시 필라테스 수업을 계속 들었다. 아침 시간이어서 나와 친구,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어서 조심히 마스크를 쓰고 운동했다. 마스크를 쓰고 운동한다는게 쉽지 않았지만 운동이 끝나면 참 개운했다.
현재의 나는 요가보다 필라테스를 선호한다. 척추와 복부 근육을 강화시켜 몸의 코어를 단단히 세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초등학교 때 요가를 처음 배웠을 때는, 수업이 끝나면 오히려 더 피곤한 기분이 들기까지 했는데... 워낙 대규모 그룹 수업이어서 내가 집중도 못하고 잘 따라하지 못했던 이유가 컸을 것 같다.
요가
요가보다 필라테스를 선호하지만, 가끔은 명상같은 것을 하고 싶을때 'Yoga with Adriene' 유튜브 채널을 켠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영상보다, 정적인 느낌으로 간단한 스트레칭 성격의 동작을 하는 영상이 좋다. 특히 좋아하는 영상은 'Yoga for Writers'. (https://youtu.be/bQWwWaWXPS0)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작가라는 직업이 내가 하는 일과도 비슷한 점이 많아서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