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태훈 Jan 25. 2024

05 런던 2일 차

우당탕탕 family in Europe

    

어젯밤, 화재경보 때문에 어수선했던 것을 뒤로하고 오전 7시에 기상한 우리 가족은 숙소 근처에 있는 현지 가정식 식당을 찾아 길을 나섰다.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에 있는 리젠시 카페(REGENCY CAFE).     



여행을 준비하면서 런던 숙소 근처에 현지 가정식 식당을 찾던 곳으로 리뷰에 많이 나온 곳이었다.      


식당 내부에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대부분 출근 전에 식사하는 분들이 있었고, 가끔 퇴근하면서 들리는 분들도 계셨다.     


대부분 매일 아침을 해결하는 곳인지 손님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주문을 받고 계시는 주인아저씨.     


계란, 베이컨, 빵, 감자치, 해시브라운, 유유, 커피 등 각자 마음에 드는 메뉴를 골라 아이들이 직접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카페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분위기가 따뜻했다.     



조금 있으니, 주인아저씨가 우리 아들들을 부리는 소리가 들렸다.      

“헤이! 영맨!”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주인아저씨가 우리가 뭘 시켰는지 다 외우고 있었다. 

낯선 이방인들을 기억하고 친절을 베풀어주시는 아저씨를 보고, ‘아, 이래서 카페 분위기가 따뜻하다고 느꼈나 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식사를 시작하고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갑자기 사람들이 밀고 들어오더니 주문하는 줄이 문 앞까지 길게 늘어섰다. 조금만 늦게 왔으면 아참을 기다릴 뻔했다. 이 집이 맛집인가 보다.     


맛있는 아침을 해결하고, 오늘의 첫 번째 여행할 곳인 버킹엄궁전으로 가기 위해서 걷기 시작했다.   

   

카페에서 버킹엄궁전까지 약 20분 정도 거리.      


차를 타고 이동해도 되지만, 런던의 아침 풍경을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런던여행을 하면서 오이스터카드를 구입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첫날부터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카드 구입을 하지 못했고, 대중교통은 현금을 받지 않아서 30분 이내의 거리는 걷기로 결정했다.     

 

기온은 영상이지만, 겨울의 바닷바람이 그대로 전해지는 런던의 겨울 아침거리를 걷는다는 게 참 쉽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왜 비니를 쓰고 다니는지 그 이유를 체험한 시간이었다.      


버킹엄궁전에 도착한 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근위대 교대식을 기다리기로 했는데, 추운 날씨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 근처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몸을 녹였다.      


시간이 되어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간 버킹엄궁전 앞에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말을 탄 경찰들이 광장을 돌아다니며 질서와 치안을 살폈다.      


시민들에게 질서유지 협조를 위해 건네는 말들이 젠틀한 말투와 가벼운 농담이 섞여 위트 있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경찰의 말을 듣지 않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 저마다 자기 멋대로 행동했지만 한 번도 호루라기를 불거나 큰소리를 치지 않고 그 많은 사람들을 질서 있고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게 인상 깊었다.      


우리와 사진 한번 같이 찍어줄 수 있냐는 부탁에 “물론이지! 25파운드면 돼~”라고 농담을 던지며 흔쾌히 포즈를 취해준다.     


곧 교대식을 알리는 음악소리가 들리고 말을 탄 경찰 뒤로 근위대 병정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행진한다.   

   

교대식이 끝나고 흩어지는 사람들의 물결을 따라 공원길을 걷다 보니 엄청 오래된 큰 나무들과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건물들이 고풍스러운 멋을 느끼게 했다.      


다음 행선지는 영국박물관.     


오후 2시로 인터넷으로 오후 2시로 예약한 상태여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점심도 해결하고 상점들을 돌아다니면서 쇼핑을 했다.      


세계 3대 박물관인 영국박물관은 아내가 꼭 가보고 싶어 했던 곳이었다.      


박물관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간단한 짐 검사를 했는데, 갑자기 쏟아지는 비.    

 

어제도 갑자기 내린 비 때문에 생쥐 꼴이 됐는데.     


짐 검사가 통과되자마다 박물관으로 뛰었다.     

 

“안에서 관람하는 동안 비야 그쳐라.”     


박물관 안을 보면서 영국이 식민지 정책을 펼치면서 여러 나라의 유물과 보물들을 정말 많이 약탈해 왔구나 생각했다.      


수량도 많았지만, 덩치가 큰 유물들을 어떻게 옮겼는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많으니, 주변에서 가끔씩 한국말이 들렸다. 한국관도 있다고 하니, 온 김에 한국관을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찾아다녔는데 정말 찾기 힘들었다.      


67번.      


가장 위에 위치한 한국관의 규모와 유물 수를 보면서 소규모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나라보다 약탈이 적어서 그런 거니까.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나오니 비가 그치고 햇살이 반짝거렸다.      


다음 일정을 위해 또 걷기 시작한 우리 가족.     


해리포터가 호그와트를 가기 위해 기차를 탔던 곳, 바로 킹크로스역.     


계속 걸어서 이동했더니 다리도 아프고, 짜증도 나기 시작했다.      


교통카드를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원래 여행은 기다림과 힘든 여정이 많은 거지’ 하는 생각과 함께 힘을 내어 걸었다.      


킹크로스역에서 9와 3/4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곳이 있었다. 


바로 그 옆에는 해리포터 상점이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줄을 서고, 그곳에서 40분을 기다려서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샀다.      


우리 부부는 지치고 피곤한 상태로 넉다운이 되어 짜증이 난 상태였지만, 아이들은 눈이 번쩍거리며 상점을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기 위해서 가기 위해 걸어야 했는데, 다들 너무 힘들다.  


택시 타고 이동해서 도착한 곳 소호 거리에 fish & cheaps를 파는 honson’s.     


대구를 튀긴 것, 대구를 그릴에 구운 것, 그리고 연어까지 이 집도 맛집이네.   


먹을 것이 들어가고, 좀 떨어진 곳에서 한국말도 들리니 몸도 풀리고 마음도 풀렸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기 위해 소호 중심 거리로 갔는데, 아니 라이트는 왜 다 꺼져 있는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주말에만 한다고 사실을 알고 급 실망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구경하자!     


사람들도 많고, 상점도 많고 곳곳에서 버스킹도 하고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안전하게 귀가했다.      


오늘 밤은 별일 없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04 런던 1일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