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삼십대 1권.' Book Cover Making.
22년 언젠가... 미완성 삼십대 3장 연신내 로망쓰를 적을 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자 친구이자 현직 디자이너인 Mille로부터 한 통의 카톡을 받았습니다. 채팅방에는 출판은커녕 구독자 0명의 계정에 연재되던 미완성 삼십대의 표지가 업로드되어 있었습니다.
나 홀로 한참을 들여다보며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쳤더랬지요. 그녀는 재미로 그려봤다 덧붙였지만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새벽의 사춘기 소년도 저 같지는 않을 겁니다. 이렇다 할 고생 없이 살아왔음에도 자신의 삼십삼 년 인생이 악재로만 채워졌다는 싸구려 감상에 젖어 매 순간 자조적인 남자 친구. 그가 처음으로 마음잡고 시작한 일. 한없이 못난 그를, 또 그의 진심 담은 글쓰기를 응원하고자 퇴근 후 개인 정비도 뒤로 미루고 애플 펜을 들었을 테지요.
고마웠습니다. '설마 진짜 출간을 하게 될까?' 따위의 기대를 하며 설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이내 그 옹졸한 소갈딱지에 걸맞게 '내가 미완성 삼십대를 언제까지 적을 수 있을지.' '적는다고 내 글을 누군가 읽어주기는 할는지.' '과연 이 훌륭한 표지가 쓰일 날이 올지.' 등, 사서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지는 않았습니다.
네, 밤을 지새우지는 않았어요. 그냥 한 몇 분 정도? 뭐, 길게 잡아 몇 십분? 걱정했습니다.
아무튼.
그런 그녀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미완성 삼십대는 여전히 관심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앞서 셀프 QnA에 적었듯 두 달간의 방황기를 겪게 되지요.
7월, Mille의 집에서였습니다. 조회수를 확인하려고 켠 브런치 앱에서 우연히 제9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당선작 발표 공지를 읽게 됩니다. 그리고 공지의 가장 하단에 적힌 제10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일정이 눈에 들었습니다. 그녀가 말했습니다. 미완성 삼십대를 출품해 보자고.
9월의 어느 날. 출품을 위한 미완성 삼십대 퇴고가 절반 정도 마무리되었을 즈음, 우리는 성수동 단골 카페 '창창'을 찾았고 여느 때와 같이 모서리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는 Mille에게 조심스레 말합니다. 미완성 삼십대를 브런치 북으로 엮을 때 표지는 Mille, 그대가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그에 Mille가 답합니다. 처음 그려줬던 표지는 보류해 두고 다시 그려봐도 되겠냐고. 말이 나온 김에 서로 머리를 맞대어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그 후 몇 차례의 회의?를 거쳐 현재 미완성 삼십대의 표지가 탄생하게 됩니다.
출품을 준비하던 기간이요? 암요, 힘들었지요. 퇴고하며 약 9만 자 분량의 글을 몇 번이나 정독했는지 모릅니다. 나중에는 들여다보기만 해도 속이 메슥거리더군요. 이십 대 중반부터 규칙적으로 해오던 운동은 고사하고 일할 때마저 머릿속엔 미완성 삼십대 뿐이었습니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부랴부랴 적어두고 혹시나 이 생각이 땅으로 꺼질까... 하늘로 날아갈까... 노심초사하며 퇴근을 기다렸습니다. 그런 날은 또 어찌나 시간이 안 가던지... 그랬으나!
그래도 좋았습니다. 연차를 쓴 날이면 진짜 작가라도 된 양, 한 짐 챙겨 인근 카페에 출근해 노트북 펴고 글을 적는 내 모습이 좋았습니다. Millie와 창창에서, 우리 집에서, 그녀의 집에서, 또 페이스 타임으로 머리 맞대어 고민하던 그 시간이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진심을 다해 저의 수상을 바라는 Mille의 마음이 너무 고마, 아니? 압도적으로 감사했습니다. 하여, 미완성 삼십대 셀프 QnA에 이어 출품 결심 후 Mille와 표지에 대해 고심하고 구상하며 행복했던 그때 역시 글로 남겨 볼까 합니다.
때는 다시 9월. 창창에서 아이디어를 쏟아내던 그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것을 1차 회의라고 해 두지요.
1차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은 이랬습니다. 지하철 한자리에 앉아 있는 미완성 삼십대의 화자 상우. 그리고 그 옆으로 빼곡히 앉은 승객들. 멀끔하게 차려입은 그들과 달리 상우의 옷차림은 책 제목 미완성 삼십대 뜻이 그러하듯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덜 채워진 셔츠 단추, 덜 올라간 상의 지퍼, 덜 묶인 신발 끈. 그리고 발에 신어야 하는 양말은 손에. Mille는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며칠 후 작업의 중간보고 및 2차 회의가 영상 통화로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는 톡 방에 Mille가 업로드해 둔 표지 시안을 들여다보며 얘기를 나눴습니다. 받아 본 시안은 너무나 맘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Mille는 갈아엎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어찌 된 일인고 하니, 1차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을 그리기에도 바빴을 그 며칠 새, 그녀는 틈틈이 표지 디자인을 공부했고 이런 결론을 내렸더랬지요.
'우리가 생각한 표지는 트렌드를 너무나 역행하고 있다.'
계속.
Mille's 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millie_atelier_/?igshid=YmMyMTA2M2Y%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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