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10월 어느 주말 오후에

_에세시(essay+시)로 너의 마음을 서사해줘

by 부암 마들렌

이젠 곰팡이 냄새가 날 것 같은

지난 화이트 데이에 받은

책상구석 하트쿠키 끝에 매달린

꽃이 반짝반짝 빛나는 토요일 오후에


얼굴에 손을 괴고 게슴츠레 눈을 감은 채

겨우 잠든 아기를 큰방 저상침대에

품에서 절퍼덕 눕히고는

소리안나게 손잡이를 잡고 나오니,


우유먹이기 전에 선곡해놓은

일본노래 리스트의 요네즈 켄시 노래가

배고픈 위를 자극한다.


두 형제를 데리고 시민공원으로 소풍간

남편이 보낸 초록 잔디 위를,

평소 거실바닥을 뛰어다니며

'나비가 되고 싶다'하던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영상을 재생하고나서,

'타고난 대로 살아야 한다'고 짧게 답하고는

나는 빨려 들어가듯이 책상위 노트북을 켜고

AI 디자인 강의 과제를 위해 ChatGPT

유료결제를 시작한다.


경쾌한 일본밴드 노래가 연이어 재생되고,

급하게 4의 과제 내용을

스태들러 피그먼트 라이너 0.05 펜을 눕

정형화된 글씨체로 글자한글자 포스트잇 위에 옮겨 적다.

끝까지 다적고나서 눈으로 위로부터 곱씹으며

오른편에 보이는,


선명한 하트가 두겹이나 그려진

하트쿠키를 선물한 사람.

따르릉 전화기 소리를 닮은 울음소리

날 안절부절 못하게 하는 아기.

뭔가 나올지 모르는 4D 미래를 꿈꾸며

풀밭을 달리는 아이들을 다문 입으로 또 한번

곱씹었다.


겐고가 나쿠낫떼카라 요야쿠 미에하지메루

내가 쓰고 있는 이 시가 쓰여지고난 다음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있을까.


머리를 털었더니 먼지가 되어 생각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큰방 문을 열었더니 아기는 손을 뻗친채 자고 있다.


- 부암 마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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