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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Jan 29. 2019

소수가 멋진 이유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 다케우치 가오루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다케우치 가오루’ 의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 입니다.

2.

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오십세번째로 함께 읽는 책입니다. 이로써 총 16,020(+220)페이지째 함께 읽게 되었네요.

3.

‘소수’라는 단어에는 여러가지 뜻이 있습니다. ‘다수’의 반대되는 의미로써의 소수(minority)도 있고, 소수점과 함께 표현되어서 0과 1사이의 실수로 정의되는 소수(decimal )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소수는 영어로 prime number, 1과 자신의 수 외에는 나눌 수 없는 숫자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2는 어떨까요? 1과 2로 나누어지니, 소수에 해당하는군요. 3은 어떨까요? 1과 3으로만 나누어지니 역시 소수네요. 4는 어떨까요? 1과, 2와, 4로 나누어지니 소수가 아닙니다.

수학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소수. 저자가 사람을 매혹했다고 표현한 소수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4.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한 갈릴레오는 ‘신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우주를 창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갈릴레오의 말처럼 수학이 우주의 언어라면, 인간보다는 자연이 그 언어를 더 잘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수의 매력을 먼저 알고 자신의 생존전략에 활용한 대표적인 생물은 매미입니다. 매미는 유충에서 성충으로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땅속에 유충으로 지내는 시간은 매미의 종류별로 다양하지만 우리나라 매미들의 경우에는 3년이나 5년, 미국의 매미들은 주로 7년이나 13년, 더 길게는 17년까지도 땅에 있는다고 합니다.

3년, 5년, 7년, 13년, 17년···. 숫자들의 특징이 보이시나요? 모두 1과 자신의 수 이외에는 나눌 수 없는 ‘소수’들입니다. 매미가 이렇게 소수주기로 지상에 나오는데에는 매미끼리 마주치는 시기를 최소화해서 한정된 먹이를 차지하는데에 유리하게 진화전략이 숨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매미의 주기가 4년과 8년으로 소수가 아니었다면, 매미들은 향후 100년간 같은 해에 태어나는 12회 동안은 한정된 먹이를 두고 더 많은 개체가 경쟁을 하게되어 생존률이 낮아집니다.

그러나 만약 이 매미의 주기를 1년씩만 앞당겨서 3년과 7년으로 소수로 바꾼다면, 매미들은 향후 100년간 같은해에 태어나는 횟수가 4회로 줄어듭니다. 그만큼 한 세대를 더 풍부하게 먹일 수 있고 생존률도 높일 수 있게되는 것이죠.

매미들이 소수의 개념을 알고, 겹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런 주기를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겠지만 오랜 시간 진화를 통해서 효율적인 주기의 리듬을 맞추게 되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5.

이렇듯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 소수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잘 겹치지 않는 것’ 이 되겠죠? 하지만 자신을 만들 수 있는 수가 1과 자기 자신밖에 없는 수이니 확실히 소수가 아닌 숫자들보다는 조금 더 오리지널리티를 갖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런 측면에서 소수를 ‘씨수’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다른 숫자들의 씨, 근본이 되는 수가 곧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는 소수라는 것이죠. 1988이 2의 제곱과 7, 그리고 71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 아주 큰 소수를 생각해본다면, 그 수는 자신보다 작은 숫자의 곱을 통해서는 자신이 될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큰 소수는 2233만8618 ‘자리’ 라고 합니다. 윈도우 메모장에 이 수를 쭉 나열했을 때 파일크기가 약22메가바이트 라고 하니 정말 엄청나게 큰 숫자인데요. 이렇게 큰 숫자가 1과 자기자신 외에는 나눌 수 있는 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소수 특징이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6.

오늘 소개해드린 소수 이야기 재밌으셨나요? 수학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숫자가 가진 특이함에 주목해서 책을 읽다보니 숫자와 수학이 가진 매력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문학이면 문학, 경제학이면 경제학. 이렇게 자신이 관심있는 한가지 분야를 파고들며 책을 읽는 것도 즐겁지만, 책이라는 매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가벼운 대중서적들이 많아서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쉽게 접근해볼 수 있다는 점 같아요.

또 다른 흥미로운 낯선 분야의 책을 만나게 되길 기대하게 만드는 책, ‘다케우치 가오루’의 ‘소수는 어떻게 사람을 매혹하는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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