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는 삶에 대한 이야기
책 제목이 참신하여 눈길이 가는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는 브런치스토리 이웃작가님의 에세이다.
9품사 중 하나인 "부사"라는 단어를 보고 부사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여기에서 말하는 부사는 단순히 국어 문법상의 성격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부사 속에는 나의 상태 누군가의 상태를 그럭저럭 설명하기에 적당했다. 자세하고, 충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설명 그것이 부사의 역할이다.
때로는 부사의 한 단어 만으로도 사람의 감정 상태를 충분히 알 수 있다. 부사는 사람의 상태를 적당히 혹은 대충 표현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확히 표현하기도 한다.
소위 작가님의 에세이는 공감과 위로라는 익숙한 단어에 참신하고 결코 흔하지 않은 부사의 다양한 표현이 더해져 읽는 내내 공감과 감탄을 자아낸다.
수많은 부사들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서 풀어나가는 것이 흥미롭고, 부사에 숨은 작가님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싶게 만든다.
1장 첫 이야기부터 "맞아. 그렇지"라고 공감하고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가슴속에 묻어둔 지난 시간이 되살아났다. 마치 내 이야기와 닮은 듯 다른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아빠에 대한 원망, 밉지만 결코 미워만 할 수 없는 천륜, 정당하다 여긴 나의 차갑고 매몰찼던 지난 행동에 대해 느끼는 여전한 죄책감으로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너무'라는 부사 뒤에 따르는 감정, 그 감정 뒤에는 진심이 숨어있다. 부사뒤에 따르는 여러 감정들, 또 그 뒤에 숨은 혹은 스며있는 진심을 읽을 때면 마음이 쓰라리다가도 결국은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다 반가운 문장을 발견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제목이었다. 워낙 유명한 말이기도 하지만 에크하르트툴레 작가의 책 제목이기도 한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는 내 블로그 명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항상 그 문장을 마음속에 담고 있었기에 블로그명으로 남긴 것이다.
오랜 상처로 인한 아픈 기억, 그 기억에 잠식되지 않기 위한, 존재의 위기감으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제목만으로도 손길이 갔을 것이다. 특히 '오래된 마음의 습관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문장이 선명하게 남는다. 오래된 마음의 습관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그 마음의 습관이 우리의 삶을 쥐락펴락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숨 죽이고 있는 지난 나의 삶과 내면의 일부를 마주한 듯했다.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만이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 소위작가님의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 글의 내용은 아팠던 내 마음을 다시금 아프게도 했다. 하지만 아픔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느끼게 하며 '그래 그럴 수 있지'라고 더 이상 스스로를 책망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도 전해준다.
아픔도 슬픔도 있지만 솔직함이 묻어 있어 더욱 반짝거리는 책이다.
우리와 언제나 함께하는 많은 부사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좀 더 따뜻함과 마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