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담긴 기억
건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헬스장으로 향했다. 막상 도착하면 언제 오기 싫어했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휴대폰을 켜고 디지털 속의 세상을 기웃거린다.
유난히 연령대가 높은 분이 많아서일까? 매번 90년대 시절의 인기가요가 흘러나온다. 라떼는 음악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을 움직이며 노랫말을 따라 흥얼거리게 된다. 그리고 그때 그 시절 기억의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친다.
'걸어서 저 하늘까지' 노래가 나올 때면 좁디좁은 방안이, DJ Doc의 '머피의 법칙'노래가 나오면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과 학교 가던 길이 떠오른다. 심지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모님의 불화까지도... 사춘기라는 단어조차 사치스러웠던 시절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면 보다 나은 삶을 맞이할 것이라는 희망은 붙잡고 있었다.
중ㆍ고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90년대 노래 속에는 행복과 슬픔이 함께 깃들어 있다. 같은 노래라도 잊고 있던 또 다른 기억을 불러내곤 한다. 오래전 간직하고픈 추억부터 아파서 묻어둔 기억까지. 그러나 언젠가부터 회피하지 않고 마음속에서 마주하다 보니 아픈 기억이 조금은 옅어지는 듯하다.
내일의 음악은 과거의 행복한 순간으로 여행시켜 주기를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립싱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