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야만 보이는 행복
우리 아파트는 차가 없으면 몹시 불편한 곳이다. 시골인 듯 시골 아닌 시골 같은 우리 동네. 그래서 가끔 차를 쓰지 못할 때면 하루 종일 집에만 있거나, 배차간격이 긴 버스를 타야 한다.
그런데 이틀 동안 차가 없으니 두발이 꽁꽁 묶인 듯 답답했다. 사실 외출 할 일이 없었다면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 텐데 차를 다시 찾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조금 걸어야 했다.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일 때와 어쩔 수 없이 걷는 것은 마음가짐이 다르다. 산책이라고 하기에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오르막을 내려갔다.
그런데 초록색 잎사이로 하얀 꽃과 파란 꽃이 보인다. 우리 아파트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와 풍경이 나의 시선에 닿은 것이다. 걷지 않았다면 볼 수 없는 귀한 풍경이었다. 눈앞에 두고도 무심하게 지나친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되었다.
바빠서가 아니라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고, 게을러서 늘 마음만 쫓기듯 살았기 때문이다. 편안함에 길들여진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보다 익숙한 안락함만을 붙들고 있었다.
가까이에 두고도 보지 못하는 귀한 것들이 어디 이것뿐일까 차가 없어 느꼈던 불편함은 나의 시선을 열어주었고, 지나가다 보게 된 꽃과 강아지풀은 친정엄마와의 추억을 되살려주었다.
우리는 눈앞에 있는 여러 개의 세 잎클로버를 두고, 흔치 않은 네 잎클로버를 찾느라 행복을 놓친다. 네 잎클로버의 의미가 "행운"이라면 세 잎클로버는 "행복"이라고 한다. 나는 이제 보이지 않는 행운보다 눈앞에 놓인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