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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요원 Nov 13. 2018

[잡지] 월간채널예스 2018년 2월호

공간 그리고 고통

요즘 알쓸신잡에도 출연하고 있는 김진애 도시 건축가는 월간 채널예스 2018년 2월호의 주제 섹션인 공간을 공감하다에서 공간 감성을 떠올려보라면서 공간의 효능과 감성 풍부한 공간의 속성에 대해 말하였다. 나 에게도 어떤 생각을 갖게 하기에 간추려서 그대로 옮겨본다.

공간은 다채롭게 작동한다. 항상 거기에 있고 항상 배경으로 가만히 있기에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나의 몸과 뇌와 동작과 느낌에 영향을 준다. 좋은 공간은 건강을 지켜주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며 정신을 밝혀주고 영혼의 기쁨을 자아낸다. 오히려 정반대를 생각하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나쁜 공간은 건강에 끔찍한 해악을 끼치며, 마음을 조이는 불안과 두려움을 조성하고, 사람의 정신을 옥죄면서 자유정신과 창의성을 억누르고, 이윽고 영혼을 좀먹어 들어가며 사람을 황폐하게 만든다. 고민이 되는 점은 나쁜 공간은 상대적으로 쉽게 파악이 되지만, 일상적으로 쓰는 공간이나 세상에서 칭찬받는 공간 속에 스며 있는 불건강성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좋은 공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가지기도 쉽지 않거니와 많은 사람을 위해서 좋은 공간을 만들기까지 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다는 사실이다. 
감성 풍부한 공간은 첫째, 호기심과 모험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충분히 복잡할 것, 둘째 사시사철 변화무쌍하게 느끼도록 만들 것, 셋째, 주눅 들지 않게 만들 것, 넷째 내가 바꿀 수 있는 여지가 느껴질 것.


감성 풍부한 공간이 많아지면 좋은 공간이 많아지게 되고, 그러면 우리의 건축과 도시도 그 만큼 좋아질 것이다. 건축에 관계하는 많은 사람들이 일을 진행해나감에 있어서 한번쯤은 김진애 도시 건축가의 이 말들을 기억해봤으면 한다. 

더불어 기낙경 에디터는 말하는 건축가라는 소제목으로 6명의 국내외 건축가를 소개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건축가는 세상을 읽고 사람을 읽고 삶을 읽는다. 그래서 그들의 독해력은 때로 많은 이의 삶을 변화시킨다. 좋은 공간에서 사람이 들고 자연이 들어앉을 때 비로소 사람이, 세상이 변한다.  


그래서 든 생각, 건축가들의 생각이 쉽게 독선과 아집에 빠지면 인류의 삶이 황폐해질 수 있으며, 그럼으로 인하여 세상이 무너질질 수도 있겠다는 것, 그래서 건축가는 말과 행동에 조심해야 하며, 겸손해야 한다는 것, 자신의 취향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왜 너는 책을 이라는 섹션에서는 엄지혜, 정의정 기자가 <웅크린 말들>, <IMF 키지의 생애> 두 권의 책을 소개했는데, 그 두 권의 책보다 기자들간의 대화중 흘러나온 <단속사회>를 쓰신 엄기호 선생님의 말이 더 와닿았다. 고통에 대한 얘기다. 전적으로 공감되어 남겨둔다. 

 

우리는 말하지 못하는 걸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말하는 걸 듣는 건 '수비'만 하는 거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은 그게 '고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을 느끼면 소리를 지른다든가 침묵한다. 고통은 소리, 침묵을 통해 표현되는 것이지 말로 전달될 수 없는 거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는데, 주뼛주뼛하다가 그냥 돌아서버리는 이가 있다면, 그리고 그 일이 여러번 반복된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고통에 처해 있는 사람일지 모른다. 말하려해도 어떻게 말해야될지 모르기 때문에 침묵으로 말을 대신하여 고통을 표현한 것이다. 요즈음, 주위를 살펴볼 또 다른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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