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알바를 통해 느낀 다양한 시선
소중한 내 아들이 태어나고, 아내는 육아 휴직을 하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외벌이가 되고나니 뭔지 모를 압박감이 커져만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적당히 벌어서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이게 말로만 듣던 가장의 무게인가?'
우리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기 위해 퇴근 후 투잡을 하기로 결심했다.
마땅한 것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던 중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내가 바로 할 수 있는 배달을 하기로 했다.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지만, 배달은 생에 처음이다. 빠르게 어플 사용법을 익히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처음하는 일이다 보니 뭔지 모를 쑥쓰러운 감정이 든다.
어려울 것은 없었다. 콜을 배정받고 식당에 가서 음식을 픽업하고 고객님 집 앞에 놓고 오면 끝.
첫번째로 배정받은 곳은 유명한 브랜드의 치킨집. 가게 앞에는 생각보다 대기하시는 기사님들이 많았다. 코로나 때문에 어려워진 경기 때문에 소액이라도 더 벌고자 하는 가장들이 줄을 서 있다. 퇴근 후 돈을 벌기 위해 정장차림 그대로인 가장들과, 홀에 앉아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떠들썩한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한 공간안에 있었다.
대기중인 아저씨들이 씁슬한 눈빛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그 시선에서 여러가지 감정이 느껴졌다. 이런 시국 때문에 제대로 젊음을 즐기지도 못하는 불쌍한 청춘들을 애잔하게 바라보는 시선과 나도 퇴근 후에 친구들과 치맥한잔 하면서 쉬고싶다라는 부러움의 시선, 나이 많은 나는 고생하고 너희는 앉아서 즐기고 있구나라는 질투 또는 질책의 시선이 함께 느껴졌다.
첫 배달을 무사히 끝내고 두번째 배정받은 횟집으로 이동했다. 사장이란 사람이 반말로 기사님들에게 응대하고 있다. 본인 직원도 아닌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분들께 왜 저렇게 버릇없게 말을 하는걸까? 속에서 화가 많이 나고 있었는데, 이런 경우가 많다는 듯 다른 기사님들은 특별히 반말에 반응하지 않았다.
마지막 픽업지인 레트로 카페. 앞의 횟집과는 정반대의 천사가 사장님이셨다. 늦은시간까지 고생하신다며, 음료수 한 캔씩 주시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시는 사장님. 곧 단골이 될 것 같았다.
배달 알바를 계속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외의 또 다른 장점은 내가 사는 동네의 이곳 저곳을 볼 수 있게 되고, 어떤 가게가 진실되게 영업하는지 알 수 있었다.
늦은 밤, 퇴근 후의 내가 모르던 세상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위기속에서 새로운 생태계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새로운 질서가 생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