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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기버기 Jun 17. 2019

사회교환이론과 관계

관계 속 등가교환

사회교환이론(Social Exchange Theory)이란 사실 일상생활 속에서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론이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는다. 이를 경제적 관계에서의 교환이라고 한다. 시야를 넓혀서, 사랑을 주고받음으로써 사회적 관계를 쌓아가는 것 또한 사회교환이론에 포함되는 행위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남녀 사이의 사랑을 포함한 호의, 동정, 공감, 우정 등을 포함하는 말이다. 사회 교환이 이루어지는 상호 간에는 어떤 규칙이 생긴다. 그 기본은 등가교환이다. 같은 종류로 똑같이 되갚아준다는 개념이다. 호혜성(reciprocity: 당사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자연스레 나타나 우리의 규칙인 것처럼 행동한다. 마치 신이 부여한 것처럼. 남녀 관계에서도 이러한 교환 관계가 적용될 수 있다. 뭔가 주고받는 것은 모두 교환에 해당된다. 경제적인 것 말고도 편지, 사랑, 마음 등이다. 즉 비물질적인 것들도 교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물교환은 나에게 없는 것을 교환하는 행위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상대에게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연인 관계에서 상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서 사랑의 증거를 많이 수집하고자 하는 기대를 갖지만 그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섭섭함을 느끼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호혜성(reciprocity) 세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1) 의존적인 관계 -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호혜라는 규칙을 따르게 된다. 나의 행위를 언젠가 보상받을 수 있을 거라는 의존성에서부터 호혜성이라는 규칙이 만들어진다.

2) 독립적인 관계 - 전혀 관계가 없는 관계

3) 완전히 일방적인 의존적 관계 - 어린아이, 약자


대부분의 사회적 관계는 1)에 해당되는 상호의존적인 성질을 띤다. 그런 관계 속에서 호혜성이 생겨나고 상호의존적 교환이 사회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관계에 있어서는 한 사람이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되면 다음 사람은 거기에 보답하는 다른 행동을 취해줄 거라고 기대한다. 그 기대 속에서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상호의존적인 관계일 때는 그 기대에 부합되지 않을 위험성이 매우 적다. 쉽게 말해 나의 호의에 대한 보답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통속적, 세속적으로 믿고 있는 것들이 있다. 에티켓, 사회적 도덕성, 권선징악 등 사회적 규범이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유지시켜준다. 과거 농경사회의 두레나 품앗이가 이러한 규범에 의한 호혜성의 발현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규범은 의무, 계산적인 사고가 아닌 규범의 당위성과 양심에 의해 결전된다. 그러므로 개개인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회 교환을 고급진 교환과 저급한 교환으로 나눌 수 도 있다. 그 차이는 협상에 의한 것이냐 아니냐에 있다. 호혜성은 되갚는 의지가 상대방에게 있다. 반면 저급한 협상은 서로의 동의를 거친 협상에 의한 교환이다. 이러한 저급한 협상에 의한 거래는 관계까지 발전하기 매우 어렵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성황이며 대인관계의 끈이 느슨해진 것, 그로 인한 행복 수준이 더 낮아진 이유로 설명될 수도 있다.) 한국사회에서의 정이라는 단어로 고급진 교환의 개념을 일축할 수 있을 것이다. 고급진 교환은 대가 없는 호의가 아니다. '대가를 주겠지'라는 신뢰가 깔린 호의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켜졌을 때 신뢰가 바탕이 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반면 협상에 의한 저급한 교환은 대부분 단기적 거래의 성격을 띤다. (회사의 이직률을 설명할 수도 있다. 사장은 직원의 주인의식과 충성심을 원하지만 회사가 하는 연봉협상은 저급한 교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회적인 교환의 자원을 크게 6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 사랑

2) 지위

3) 정보

4) 상품

5) 서비스

6) 돈 - 즉각적, 협상적, 일회적인 거래는 질이 떨어진다고 느낀다. (그래서 돈을 봉투에 넣음으로써 떨어지는 질을 보안하려고 한다.)


우리는 누군가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교환은 그런 것을 예정해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관계를 좋게 발전할 수 있게 하는가?

조직구조에 있어서 월급을 많이 주면 직원의 충성심이 높아질 것 같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사랑, 그 사람의 인정, 인간 존엄성의 인정, 소속감이라는 상징적 교환이 이루어져야 소속감과 충성심을 높일 수 있다. 돈보다는 그러한 상징적인 교환이 더욱 지속성이 있다.

관계가 생겼다는 것은 지속적이고 의무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는 책임감과 연결된다. 사회교환이론에서 교환하는 행위는 관계를 만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특히 리더라면 그런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것이 곧 역량을 나타낸다고 본다. 리더는 구성원에게 책임을 지었을 때 그들의 존엄성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경영자가 직원을 돈만 받고 일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말 자체로도 직원의 의무감과 존엄성을 손상시킨다.


아마 누군가는 고결하고 로맨틱한 우리의 모든 관계가 교환과 상호의존성 속에서 탄생했다고 말하는 이 이론이 냉소적이고 차갑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라.

연인 관계에서 서로에게 사랑이나 마음, 비슷한 값어치의 선물 등을 주고받으며 그 관계를 견고히 해간다. 같은 행동을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사랑이라 느끼지 않는다면 더 이상 상호의존적인 관계가 아니게 되고 헤어질 것이다. 조직설계에 있어서도 상호의존성을 높여놓지 않으면 서로 협력이 안된다. 인사, 권리, 돈 등을 적절히 분배해야 서로 의존적인 협업이 가능하다. 만약 가족도 조직에 포함시킨다면 모성애와 같은 가족애를 더하면 될 것이다. 이는 개인주의가 점점 커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외면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다가오는 현실이지 않을까? 돈을 보고 만난 연인이 돈이 없어지면 헤어지고 가족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 속 아픈 현실이다. 그러므로 눈을 돌리지 않고 직시하여 더욱 이로운 방향의 규범과 다양한 교환 자원들로 하여금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이론을 바탕으로 나의 관계를 내가 원하는 관계로 어떻게 발전시켜 갈 것인가? 생각해볼 수 있다. 무엇을 어떤 룰을 가지고 교환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면 나의 행동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계산적인 사람들 틈에서 계산적이지 않는 관계를 찾는 '사랑'이 이 이론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친구관계에서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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