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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무서워

재난 경보 문자 소리를 듣고 눈을 비비며 문자 메시지를 읽다가 오랜만에 벌떡 일어났습니다.


말 그대로 벌떡.

군대에서 훈련병 때 나팔 소리를 들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듯이.


전쟁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창문을 열자 안내 방송이 들리는데 무슨 소리인지 잘 들을 수 없습니다.

바로 아내와 아이를 깨워서 준비를 시켰습니다.


티비를 켜서 상황을 파악합니다.


북한에서 미사일 혹은 우주 발사체를 쐈다고.

오 마이갓.


어디로 도망가야 하지?

차를 타고 남쪽으로 일단 내려가야 하나? 고속도로로 가는 게 좋을까?


곧 전쟁이 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안도했습니다.

너무 다행이다.


가족이 생기고 나니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겁도 더 많아졌습니다.




카카오에서 일할 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카톡 공지를 몇 번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 메시지가 뭐든 간에.

지금 내가 쓰는 문장이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된다고?

가슴이 콩닥콩닥.


상황이 어떤지 아직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문자를 보낼지 말지 급박하게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아마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이게 좀 아니꼬왔던 것 같습니다.

오발령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다시 위급 재난 문자를 보냈습니다.

너네가 뭔데 우리랑 상의도 없이 재난 문자를 보내?라는 마음이 보이는 것 같은...


별일 없음이 확인되고 나서 트위터에는 온통 서울시와 정부를 욕하는 글들만 보입니다.

위험 상황을 용기 내서 알려준 건데 돌아오는 것은 욕밖에 없다니... 마음이 아프다.

아침부터 힘들었을 여러 사람들에게 저라도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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