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마무리하면서 뭐 하고 지냈나 사진첩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먼 미래에도 2025년 하면 떠오를 일은 저를 키워주셨던 친할머니와 다시 만난 일일 겁니다. 그것도 무려 21년 만에.
다시 만난 후로 시간을 많이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여행도 여기저기 다니고, 딸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방문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시간이 할머니에게는 가장 좋은 시간 아닐까 싶거든요.
할머니와는 새로운 곳을 다녀보고 새로운 것을 먹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 정말 넓고 재밌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사진이 벌써 꽤 많이 쌓였네요.
고모에게는 차를 선물해 드렸습니다.
운전을 못하는 고모가 영 마음에 걸렸거든요.
차가 있으면 고모가 할머니와 둘이 여행도 다니고, 나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정말 다행히도 고모가 용기를 내줬습니다.
운전면허도 없는 65세의 여성이 생전 안 해본 운전을 배워보겠다고 용기내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요?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해서 면허부터 땄고...
저와 함께 차를 구경하러 다니면서 차를 사고,
이제는 운전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연수를 받은 지는 세 달쯤 됐는데 아직도 혼자 운전하긴 무서운지 계속 연수를 받고 계시네요.
고모의 나이도 있고,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에 재촉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답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멋지기도 하고요.
제가 65살쯤 되어서 뭔가 새롭고 두려운 일을 만났을 때, 지금의 고모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고모도 이 나이에 용기를 냈잖아. 나도 한 번 용기를 내서 도전해 보자.
고모의 용기가 미래의 저에게도 용기를 줄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할머니 집에서 컸습니다. 고모가 한일은행에 다니면서 돈을 벌어서 집안을 지탱했고 할머니는 그 돈으로 저와 누나를 입히고 먹이고 학교에 보냈습니다. 그랬던 제가 다 자라서 이제 다시 고모와 할머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이건 정말 기쁘고 멋진 일입니다.
2026년 어느 날, 고모는 할머니를 태우고 둘만의 여행을 떠날 겁니다.
그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저의 2026년 바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