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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부트 Jul 01. 2024

반복되는 실패 그리고 "리부트의 시작"

리부트 성장기 #2

"37번의 실패 끝에 우연히 발견한 기회 그리고 데이원 매출 6,000만원"


빌디브의 실패 이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아이템을 간단하게 만들었고, 고객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형태로 업무 방식을 변경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소위 말하듯 "Lean"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불편에서 시작해 가설을 세우고 우리 생각이 아닌 진짜 고객의 반응을 테스트하며 시장 크기를 짐작해 봤던 것이다. 


처음에는 이러한 방식의 업무 흐름이 익숙하지 않아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몇 번 해보니 1~2일 내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사실, 문제 정의만 아주 명확하다면, 하루 안에도 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무언가 거창한 기술, 디자인, 마케팅적 요소가 아닌, 문제와 고객에 집중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배움도 잠시, 우리는 바로 현실적인 생계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당시 가능한 런웨이는 1개월 남짓이었다. 해결 방안이 필요했고, 우리가 내린 결론은 "MVP 단계부터 바로 수익으로 이어지는 사업 아이템에 집중"하여 시도하자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매우 좋은 전략이었지만, 사실 그 당시에는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아주 단순한 사고였던 것 같다.)


그렇게 간단한 모델을 만들어 고객을 찾아 영업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난 고객 한 분이 생각지 못한 제안을 주셨다. 우리가 제공하려는 서비스 단위가 아닌 소스코드를 포함한 기술 자체를 매수하겠다는 것이었다. 보안상 어떤 것인지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본인이 운영 중인 사업에 해당 기술을 활용하고 싶으시다는 이유였다. 우리는 고민 끝에 매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초기에 우리가 생각한 시장의 크기보다 실제는 훨씬 더 작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당장의 운영비가 필요했던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매각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단순히 매출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우리가 시장의 크기, 사업의 미숙함, 고객에 대한 이해의 부족 등의 이유로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 지적 재산들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하고 더 의미 있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많은 지적 자산들이 서비스 종료, 피벗, 혹은 사이드 프로젝트 종료 등의 이유로 무가치하게 버려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니, 반대편의 누군가는 그와 유사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새롭게 개발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우리 겪은 이야기이고,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니, 우리가 해보자"

사업화를 검토하면서, 해외는 이미 더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더 안전하게 정리할 수 있는 Micro M&A, IP trading 등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위한 "장의" 서비스가 발전해가고 있었다. 즉, 내가 수익화하지 못한 아이템이 누군가에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유사 서비스를 새롭게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출발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조금씩 자리 잡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겪은 이야기이기에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임할 자신이 있는 사업 아이템이고, 임직원 전원이 경영 컨설팅펌 출신인 우리 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그럼, 우리가 해보자

이것이 우리 팀이 지적재산권의 유동화를 통해 보다 건강하고 유연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아주 거창하고 어쩌면 허무맹랑한 포부를 가지고 "리부트"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이다.


끝으로, 우리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는 랜딩 페이지 링크를 아래에 첨부하려고 한다. 그리고 다음 글부터는 아주 극 초기의 스타트업인 우리가 겪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작성해 보고자 한다.

https://reboot.monster/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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