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요정님처럼 말했으면 좋겠어.

마음속의 나

by 다채로um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얼굴을 들여다봤다.

그런데도 내 모습이 거칠고 투박한 돌덩이인 줄 모르고 지냈다.

스승님과의 마음치료를 하면서 나는 조금씩 내 마음 어딘가에 곰팡이가 잔뜩 끼고 먼지 덥혀있는 나를 조금씩 끄집어냈다.

어느 날은 먼지를 탈탈 털어주기도 하고 어느 날은 시원한 물에 빨아보기도 하고 어느 날은 더러운 것을 덕지덕지 묻히기도 하다가 또 어느 날은 보송하게 햇볕에 탁탁 털어 말려보기 전까지 난 지금의 내 모습이 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얼굴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정집에서 어릴 적 사진을 정리하던 중. 부모님과 여행 중 찍었던 사진을 보며 사진을 찍었을 당시의 내 모습과 현재 내가 보는 사진 속 내 모습이 상당히 다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낡고 먼지 낀 구석에 아무렇게나 있는 내 모습은 늘 못나고 못생기고 가치 없게 느껴졌고 한없이 좋지 않다는 감정만 있었다.

그런데 지금 들여다보는 사진 속의 나는 그때 당시의 못나고 못생기고 무가치할 정도의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누구보다 밝게 빛나는 생기 넘치는 모습이 있었을 뿐이다.

내 마음 그러니까 마음의 눈이 라고 해야 하나 마음눈으로 바라보니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렇게 되기까지 스승님의 도움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나에게 건 마법 같은 말로 인해 변화의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투명하고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

"엄마가 괴물 말고 요정님처럼 말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 것 같아."

소중한 아이들에게 괴물로 비치는 게 마음이 아팠다.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요정들이 머무는 따스한 집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수많은 연습 끝에 그림 그리는 것으로 나를 찾기 시작했다.

가끔 아이들한테 물어본다.

요즘의 엄마 모습은 어떠냐고

요즘은 요정님 같다고 엄마 요정님 같아서 좋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이라는 게 이런 거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스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자신을 찾기 시작하자 아이들을 대하는 행동 말투가 나도 모르게 달라져 있었다.

그 마법 같은 변화가 아이들을 시작으로 주변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내 마음이 지옥불이라면 나의 시선도 지옥불에 머물 것이며.

내 마음이 잔잔한 호수와 같다면 나의 시선도 잔잔한 호수일 것이다.


이제는 안다.

마음 안에 내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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