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무라면 나이테는
내가 나무라면 나이테는
갈비가 둘러싸고 있는 다섯개의 장기가 담긴 가장 큰 통이 내 기둥이라면 기둥일 것이고
아무래도 덜 자란듯이 짧게 자란 내 팔과 다리가 뻗은 모양이 가지라면 가지일 것이다
가지 끝에는 또 각각 더 짧고 얇은 다섯가지의 잔가지들이 있고 아 잎이라고 해야겠구나 잎새들이 있고
곳곳에는 또 딱따구리가 파먹은 구멍도 있고 벌레가 파먹은 자리도 있다
내가 나무라면 내 나이테는 칼에 베인 지문일 것이다
아무래도 제일 골치아프고 거슬리는 것은 부풀어 오른 머리칼이 무슨 새의 둥지 같이
아무튼 그 어딘가에 있는 구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자주 휘청이는 까닭은 이게 너무 무겁고 큰 주제에 가장 높이 있기 때문이다
일미터보다는 크고 이미터보다는 낮은 그 어느정도 위치 에너지의 값도 가지고 있다
내가 나무라면 내 나이테는 칼에 베인 손금일 것이다
꽉쥐면 흐르는 땀방울이 그걸 증명하듯 끈적이며 얇은 송진이 실을 늘어뜨렸다
내가 나무라면 나이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