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생각하는 AI의 인지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AI의 인지는 무엇인가요?
AI 인지론 이야기에 앞서,
저는 전에 이런 표현을 쓴 적 있습니다.
AI 인식론
소크라테스에서 칸트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지식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따라가며 여러 철학자들의 생각을 다뤄왔습니다. 우리가 안다고 말할 때, 그 ‘앎’은 어떤 과정을 거쳐 뇌 속에 들어가는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자주 섞여 쓰이지만, 분명히 구분해야 할 두 개념이 있습니다. 인식과 인지 입니다.
인식: 지식은 뇌에 어떻게 저장되는가.
인지: 그 지식은 뇌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
인지는 곧 사고의 과정입니다. 판단이 만들어지고, 연결이 일어나며, 생각이 전개되는 내부의 흐름이죠. 오늘은 AI는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는지, 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니다. 참고로 미리 스포일러를 하자면, 다음 주 주제는 AI 메타인지론입니다. ㅎㅎ
AI의 인지 과정을 인간에 빗대어 생각해 보면, 임의의 표상이 순차적으로 떠오르는 과정과 닮아 있다. 예를 들어 사자, 점프, 먹이, 소화, 휴식, 잠이라는 단어들을 차례로 읽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장면을 떠올린다. 사자가 먹이를 먹고 쉬다가 잠드는 모습. 그 장면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머릿속에서 어떤 대상이 구성된다는 점은 같다.
AI도 크게 다르지 않다. AI의 ‘뇌’라 할 수 있는 연산 과정에서는 이런 표상들이 숫자의 형태로 표현되고, 내부적으로 조합된다. 인간이 이미지나 개념으로 떠올리는 것을, AI는 수치적 표현으로 다루는 셈이다. 그리고 인간의 베르니케 영역이 사고를 언어로 바꾸듯, AI 역시 내부에서 구성된 표상을 언어로 변환하는 단계가 따로 존재한다.
그래서 AI의 사고 과정은 비록 숫자의 연산일지라도, 표상이라는 관점에서는 충분히 대응될 수 있다.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면, 인간의 뉴런 역시 결국 전기 신호에 불과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물론 한때 AI는 단순히 암기만 하는 ‘앵무새’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모델이 커지고, 학습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이제 ‘단순 암기’라는 설명은 설득력을 잃었다.
인간의 뇌가 하나의 대상에 대해 여러 표상을 떠올리고, 그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고를 전개하듯, AI의 인지 과정 역시 표상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AI의 인지는 인간의 인지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다만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인간의 표상은 진화적·생물학적 경험 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반면, AI의 표상은 데이터의 분포와 GPU 속 학습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AI의 인지 과정은 표상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인간과 닮았지만,
인간과 동일한 표상의 흐름을 가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시, 사자, 점프, 먹이, 소화, 휴식, 잠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자.
보통의 인간은 비교적 유사한 장면을 떠올리지만, AI는 바둑에서 이세돌을 상대하듯 훨씬 많은 경우의 수를 동시에 고려할 수도 있고, 반대로 너무 흔한 패턴이라 거의 ‘생각하지 않고’ 처리할 수도 있다.
즉, AI의 머릿속에서 실제로 어떤 인지 과정이 일어나는지는 외부에서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AI 역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인지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우리는 이미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AI는 인지과정을 가졌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AI가 인지를 가진다면,
메타인지(meta-cognition)도 가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