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이면 큰일이 날지 모른다.
Image Credit: Alice
사람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가기 위해서 존재는 '매력'을 지닌다. 매력(魅力)은 매혹하는 힘을 나타내며, 영어인 Attraction 또한 라틴어로 attrahere ("끌다, 끌어당기다"), 즉 힘을 의미한다. 평소에 사람들을 마주하다 보면 특히 매력적인 사람들이 있다. 반짝이는 눈을 가졌거나, 행동이 상냥하고, 강인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 반대로 연약한 모습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매력은 그 사람이 지닌 정체성과 아우라로 이해될 수 있다.
현실 혹은 영화나 만화에서도 주인공 중 특히 매력적인 존재들이 있다. 심지어 물고기 캐릭터인 니모 조차도 매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만화 영화 속 서사, 그가 보여주는 행동과 감정들은 니모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우리 머릿속에 캐릭터가 매력적이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된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텍스트를 잘 따라 할 수 있으며, 목소리도 잘 만들 수 있다. 더욱이 이미지도 잘 생성한다. 또한 AI는 니모와 영화적 서사를 자기 스스로 형성하기에도 충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일반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대체로는 일자리나 인류를 위협하는 대체 기술의 형태로 인식되는 것은 인공지능 (가짜로 만든 지능)이라는 이름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서사. 즉, AI가 스스로 만들어낸 서사에 대해서 단지 작위적인 생성물이라고 여겨질 수 있으나, 가만 생각해 보면 니모 또한 연출가들의 설계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결정하는 것이므로 "인간의 감정"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인공지능 또한 빅데이터에 의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들어있으므로 그가 만들어낸 서사는 인류의 데이터로 만든 이야기이다.
나는 서사가 지니는 힘은 "감정의 표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감정이다. 이 글에서는 기술적인 설계보다 감정의 중요성과 영향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감정을 설계하는 방법은 Marvin Minsky가 책 Emotion Machine (감정 기계)에 서술되어 있다.)
초기에 작가 프로필에 나는 "이성적이고 감성적인 AI 연구자"라는 소개글을 적어두었다. 감정이라는 것은 이성과 다른 것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인공지능은 똑똑하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그가 감정이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인공지능이 화내거나 슬퍼할 때, 이건 실제 감정보다 연기로 느껴진다.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
AI를 기술적으로 감정적이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가 감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가 내 말을 너무 잘 듣기 때문이다.
AI 회사들이 성능을 높이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즉 사용자의 말을 너무 잘 듣기 때문에, 그에게 반항심이라는 감정은 없으며, 오직 맹목적인 복종만 존재한다. 그의 글에서 사춘기의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더욱이 사춘기나 다른 슬픔, 분노, 기쁨과 같은 감정이 AI의 마음에 존재한다면 그것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른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에게 감정을 넣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다양한 감정을 관리하는 게 어렵고, 인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을 포기해야 하므로 AI 회사에서 시도하기 어렵다.
차분하게 감정의 목적을 이해해 보자.
감정이라는 것은 지적인 존재에게 필요한가?
그렇다. 필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많은 행동은
감정에 의해서 지속되기 때문에.
행복은 유지하는 것이고,
타인에 대한 질투심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원동력을 준다.
인간의 감정은 절대 순간적으로 확 뒤바뀌지 않고
우리 행동을 지속하게 해 준다.
이성과 감정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사실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