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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범규 Apr 27. 2020

내가 코딩교육을 하게 될 줄이야.

스파르타코딩클럽 창업일기 #1.

잘 다니던 벤처캐피털을 뛰쳐나와 왕초보 코딩 사업을 벌인지 만 1년이 지나갑니다. 사실 그 전에도 운 좋게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서 서버개발자로 근무한 적이 있었지만, 딱 5년 전만 해도 제가 코딩교육 사업을 하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필자는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를 나왔습니다. 벌써부터 그래 너는 카이스트니까. 역시 코딩은 어려운 거였잖아. 첫장부터 장난질이냐! 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만, 학부 시절의 저는 코딩의 코 자도 모르는 학생이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1학년 필수 과목으로 파이썬을 채택하였지만, 제 시절에는 자바를 배웠습니다. 변수, 함수, 반복문, 조건문을 배우고 별 찍기 숙제를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객체, 자료구조로 가는 길목에서 손을 놓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번은 밤을 새워 숙제를 하겠다는 마음으로(네, 낮에도 있는 시간을 괜히 밤에다 갖다대면 뭐라도 해낼 것 같았습니다) 동아리방에 자리를 잡았는데, 해가 뜰 때까지 한 줄도 치지 못하고 하염 없이 강의자료에 나와있는 코드만 썼다 지웠다 반복했던 적도 있습니다.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감도 안오는 상태. 그 기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결국 여러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매번 하위권을 면치 못했을 정도로, 프로그래밍이란 단어는 제게 무섭고,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그러던 제가 지금은 왕초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코딩교육을 하게 되었다니. 놀랍지 않나요?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별 찍기 숙제. 대체 별을 왜 찍는걸까?


제가 본격적으로 코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산업기능요원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산업기능요원이란, 일반 현역병으로 1년 10개월 동안 군대에 가는 것 대신, 국가가 지정한 회사의 일을 도우며 2년 10개월 간 사원으로 일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통상 업체에선 신입사원에 준하는 실력을 갖춘 사람들을 채용하는데, 저는 운이 좋게도 "가르치면 된다"는 이유로 기회를 얻었습니다. 대신 3개월의 수습기간이 더 붙었죠.


그 회사는 게임개발사였는데, 코드를 바꾸면 게임이 휙 휙 바뀌는 것이 무척 신기했습니다. 코드 한 줄 한 줄의 의미를 알 지는 못했지만, 숫자를 바꾸면 공격 유닛이 빨라지기도 하고 힘이 세지기도 하니, 얼개를 이해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튿 날엔 학교에서 배웠던 데이터베이스도 눈으로 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제 컴퓨터에 설치해주셨는데요. 저는 데이터베이스란 자고로 특수한 컴퓨터를 사야하는줄로만 알았는데 마치 포토샵을 설치하듯이 설치하면 되는 것이었다니, 그간 배운 것이 다 무엇이었나 싶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코딩에 점점 재미가 붙었습니다. 내 손으로 만든 것이 실제로 이렇게 보여지다니. 마치 멋진 레고성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 같았달까요. 예를 들어 팀장님이 "퀘스트 박스를 이렇게 바꿔주세요"라고 일을 주시면, 구글 검색과 주변의 도움을 통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했는데, 처음엔 일주일 씩 걸리던 것이 이내 하루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유쾌하게 공부를 이어갔고, 1년 9개월 후에 우아한형제들로 이직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받았던 교육과 회사에서 받았던 훈련 방식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시간이 흘러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게 되었을 때, 저는 이 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왜 저는 어디에 쓰일지도 모르는 멋진 개념들을 배우느라 밤을 지새웠을까요. 왜 저는 눈으로 보면 될 것을, 손으로 바꿔보면 될 것을 머리로 이해하느라 괴로워했을까요. 왜 코딩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두렵고 어려운 존재로 남아있는 것일까요. 2020년에 접어든 지금, 일반인들을 위한 보급형 코딩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그 고민의 실마리를 따라 스파르타코딩클럽을 창업했습니다. 이 브런치는 그간 거쳐간 1,000여 명의 수강생들과 저희의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코딩을 대하는 마음가짐에서부터 공부 방법까지, 아낌 없이 펼쳐보겠습니다.


제 글들을 다 읽을 쯤엔 '해볼만 하겠는데?'하는 생각이 드실 수 있기를.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세상에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메이커'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자, 그럼 코딩의 매력에 같이 빠져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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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코딩클럽

https://spartacodingclub.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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