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이름의 잣대

옳고 그름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쉽지 않은 걸 어떻게 해야 하나

by 행복한남자
잣대
1. 자로 쓰는 대막대기나 나무 막대기 따위를 이르는 말
2. 어떤 현상이나 문제랄 판단하는 데 의거하는 기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서서 뒤돌아보니 내가 남들보다 해놓은 것이 없어서 너무 두려워


누군가의 한 마디에 그럴 리 없다며 가족이 있고 이렇게 건강한데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당신의 모습을 누군가는 부러워하고 있을 것이라 이야기를 했다. 그때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지만 문득 나 자신의 모습도 뒤돌아 보게 되었다.


친구들을 만났다. 너무나 친한 친구들. 만나기만 해도 어린 시절도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가깝고도 가까운 친구들. 우리는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머리는 흰머리가 하나둘씩 늘어나 거들. 어찌나 그렇게 중,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하면 즐거운지.


추억으로 살고 추억으로 힘을 내며 오늘은 버틴다고 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했나. 우리는 그렇게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네였다. 서로를 격려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서로를 축하해 주며 말이다.


집에 돌아서는 길. 그 길에서 내가 걸어온 길과 현재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서서 뒤돌아보니 내가 남들보다 해놓은 것이 없어서 두려워라고 했는 그의 이야기처럼 나는 무엇을 해놓았나.


사람이 많이 나는 산속에도 소로가 생기고 풀이 나지 않을진대 내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어온 나의 길에 나는 무엇을 남겨 놓았는지 밤늦은 지하철 한 칸에 몸을 기대며 생각해 본다.


이런 무슨 궁상이랴 하면서도 그리고 생각하지 않으려 스마트폰의 영상을 뒤적거리면서도 그 찜찜함이 가슴 한편에 자리 잡아 나를 자유롭게 놔두질 않았다. 내가 그에게 했던 말처럼 몸이 건강하고 가족이 건강하고 직장이 있고 하늘은 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이 그 누군가에게는 참으로 부러워하는 상황일진대.


시간이란 그런 것 같다. 내가 걸어온 시간. 앞으로 또 가야 할 시간의 거리. 그 시간 말이다. 이것의 잣대를 나누는 것은 비교로부터 시작된다. 비교라고 하는 것이 그 기준이 있을진대. 기준을 나누는 그 기준 역시 또 너무나 다양하고 무저갱처럼 끝이 없다. 그렇게 나를 구석으로 몰며 암흑으로 나아간다.


생각의 깊이와 크기라는 것이 한계가 없는 장점이 있고 끝이 없는 단점이 있다. 비교하며 몰아가는 것도 새롭게 시작해서 다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도 끝이 없을 진데 말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해놓은 것이 없어 두려워하기보다는 내가 해놓은 것들을 조그마한 것부터 다시 생각해보려 한다. 하나하나의 고민과 상황들을 되뇌며 다시 일어서고 나아가보려 한다. 지그재그로 가면 어떠하려 가기만 하는 것을 말이다. 칭얼대기엔 내 나이가 그리고 내가 해왔던 것들이 아깝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시작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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