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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전 Mar 28. 2022

The walk(하늘을 걷는 남자)

영화 속 울림

The Walk(하늘을 걷는 남자)     

  넷플릭스 가족영화로 만난 이 영화는 도전이 무엇인지, 열정이 무엇인지, 간절함이 무엇인지, 진심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선물했다.    

  2001년 전 세계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은 "9.11 테러"와 함께 순식간에 잿더미로 무너져 내린 뉴욕 세계무역센터(쌍둥이 빌딩)를 기억하는가? 이 이야기는 1974년 필립 쁘띠라는 청년이 뉴욕 세계무역센터 위를 걸었던 이야기를 담은 실화이다.

  1974년 어느 날 필립 쁘띠는 신문에서 뉴욕 쌍둥이 빌딩을 건축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때부터 필립은 꿈꾸기 시작한다.

   '저 건물 위를 걸어보는 거야.'

  영화는 필립의 도전과 친구들의 응원과 지지, 성공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 담지 않은 필립 부모님의 마음도 함께 읽혔다. 아들의 무모한 도전을 바라보아야 했던 부모님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들을 내쫓는 것으로 부모님의 등장은 마무리된다. 영화 말미에 필립이 쌍둥이 빌딩에서 걷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낯선 사람이 등장한다. 나는 그 남자가 부모님이 보낸 사람은 아니었을지 혼자 영화적 상상을 해 보았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에 극적인 전개나 반전이 있지는 않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하며, 손에 땀을 쥐며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다큐멘터리와 그림동화를 함께 보게 되었다.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실사에 가깝게 재현해 낸 영화였다. 그림동화 역시 실제 내용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했다. 영화의 감동이 다큐멘터리와 그림동화로 이어졌다.      

  한 남자의 열정, 그리고 그의 열정을 지지해 주는 친구들의 등장도 흥미로웠다. 2022년을 살고 있는 지금 보아도 무모해 보이는 그의 도전을 응원하는 여자 친구와 친구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동지라고 표현한 그들이 함께 준비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거리를 계산하면서 실제로 몰래 쌍둥이 빌딩에 잠입하면서까지 그의 도전을 격려하며 지지해 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혼자라면 절대 이루어 낼 수 없을 것 같은 도전이지만, 그의 꿈을 지지해 주는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곡예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필립은 자신의 도전을 예술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 어릿광대의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아름다운 예술적인 도전으로 여긴 것이다. 필립의 스승 파파 루디는 필립의 열정을 보며 줄을 거는 법부터 바람을 타는 법, 줄 위에 오르는 법 등 모든 비법을 전수해 준다. 비싼 수업료를 받으면서 비법을 전수하던 스승은 마지막에 그에게 수업료 전체를 다시 반환해 준다. 그의 열정이 진심이었어도 그에게 값을 지불하며 수업료를 치르게 하는 그의 스승은 줄타기의 숭고함(?)에 대해서 값을 지불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 필립이 그 모든 과정들을 열정적으로 습득해 나가는 것을 보며 스승은 수업료를 다시 그에게 돌려준다. 이제 모든 것을 전수했음을 암시한다. 반전 영화에 길들여져 있어서인지 혹시나 그가 저 높은 상공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조마조마한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지켜보아야 했다.     

  필립은 그의 도전을 예술로 승화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준비과정 거쳤다. 스스로의 신분을 숨기고 잠입하기도 하고, 작업자로 변신해서 일반인에게 허락되지 않은 쌍둥이 빌딩에 직접 올라가서 길이와 높이와 가능성에 대해서 연구하고 준비한다. 그리고 드디어 결전의 날 아찔한 쌍둥이 빌딩 사이를 안전 장비 없이 건넌다. 가족 모두 손에 땀을 가득 쥐면서 영화를 보았다. 뿌연 안개와 하늘 위를 날아오르는 갈매기까지 혹시나 하는 경우의 수를 떠올리며 그의 공연을 관람했다. 숨을 멈추고 보았던 장면이 마무리되면서 이제야 한숨 놓는 그 순간, 필립은 다시 하늘 위의 가느다란 한 줄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발씩 내디뎠던 처음과 달리, 그곳에서 눕기도 하고 한 발을 들기도 하며 색다른 무대를 선보인다.

  "이제 그만, 제발 그만~!!"

 저는 이 소리를 치면서 영화를 보았다.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경찰이 몰려오고 그의 아찔한 예술 공연을 마친 뒤 경찰 손에 이끌리어 내려온다. 경찰에 붙잡혀 가는 그에게 시민들은 큰 박수를 쳐 준다. 그리고 법원에서 필립에게 아이들 앞에서 공연을 하라는 판결을 내린다.      

  마지막까지 숨죽여 볼 수밖에 없었던 필립의 예술 무대.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열정과 도전, 무수한 실패와 또다시 도전, 끊임없는 준비과정, 그와 함께한 친구들, 그의 열정을 보아준 스승, 부모의 마음을 모두 느낄 수 있었던 영화이다.        

                      



▣ <하늘을 걷는 남자> 명대사   

  

3걸음을 남기고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아직 끝난 게 아닌데 끝난 줄 알거든.
-파파 루디     
     
It's impossible. But I'll do it!
불가능해 보이지만 난 할 거야.
-필립 쁘띠       

   
(사람들은 죽음의 위험을 늘 말하지만)
난 그 반대말이 더 좋아요. Life.
줄을 타는 건 나의 인생이에요.
 c'est la vie(시, 라비- This is life.)
-필립 쁘띠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
마음으로 정중하게 인사해.
존경심을 표하라고 광대가 아니라 아티스트로.    

      
무대 위에선 거짓말하지 마라.
관객은 언제나 네 마음을 뚫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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