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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전 May 10. 2022

<엄마 교과서> 유연함과 감정 여과기

『엄마 교과서』가 도전에게 남긴 키워드


착한 아이 증후군, 감정 여과기, 유연함




착한 아이는 고달프다.  착한 아이 증후군...

착해야 하나요? 동화책이 떠오르는 목차를 보며 책을 읽었습니다.

https://m.blog.naver.com/bumwoo82/222602824442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엄마 교과서』  그 자체였습니다. 임상심리학자이며 정신분석학자인 저자의 기록이 담긴 이 책은 저에게 엄마의 삶을 재점검할 수 있는 교과서였습니다. 저자의 표현 그대로 착한 아이 증후군으로 시작해서 제 잘난 맛에 사는 아이들이 어떤 환상에서 살고 있는지, 그 속에서 부모가 자녀와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프로이트의 성격발달이론에 맞추어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잠복기 등 아이들이 자라는 발걸음을 눈여겨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자 고유한 아이들의 기질과 성격유형을 이해하며 마무리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철이 일찍 든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선을 넘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아이일 수 있다.
아이가 견디기 힘든 감정을 감당해 주는 여과기가 없을 때,
 아이의 마음은 통합되지 못하고
한쪽만 가지고 살아간다.

엄마 교과서 83p

  너무 일찍 철들어 버린 저의 어린 시절을 마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철이 일찍 든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의 선을 넘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아이가 바로 저였습니다. 막내이면서도  마음껏 응석 부리며 자라지 못했던 어린 시절과 마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늘 아이의 응석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그러지 않았는데... 너는 왜...' 늘 반복이었지요. 그러나 서서히 알게 되었어요. 아이는 나이에 맞게 잘 자라고 있음을 말입니다. 아이는 오히려 잃어버렸던 저의 어린 시절을 되찾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찍 철들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의 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때 어린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어."



  아이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엄마 때문이야!" 하며 엄마 탓을 하는 때가 있지요. 이것을 흔히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부정적 표현으로 사용되지만, 저자는 위니콧의 "수용해주기(Holding)", 비온의 "담아주기(Containmer)"라고 명명합니다.  아이 스스로도 감정의 이름을 알 수 없을 때, 가장 믿음 직한 엄마에게 털어놓는 그 감정을 수용해 주고 담아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그 감정의 이름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아이의 감정을 가장 안전하게 털어놓을 대상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은 바로 "엄마"입니다.  아이의 감정에 같이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스스로의 감정을 찾아갈 수 있도록 머물러 주는 자리가 "엄마의 자리"입니다.



  "아이를 키울 때는 삽을 깊게 파는 것이 좋다. 그래야 뿌리가 상하지 않는다. 마음을 크게 가지라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로서 내 마음이 깊어야 한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수용해 주고, 담아주기 위해 크게 한 삽을 파야겠습니다. 어떻게 깊이 있게 팔 수 있을까? 이렇게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저에게는 삽을 깊게 파는 시간 중에 하나입니다.



철들지 않은 모습은 아이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일생에 어느 순간에도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엄마 교과서 105p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를 『엄마 교과서』에서 다시 만납니다. 철들지 않아도 괜찮은 나이. 너무 일찍 철들어 버린 엄마가 잊고 있었던 철없던 시절의 특권을 누리는 아이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음에 감사합니다.  심리학에서 성숙한 사람이란 유연한 사람을 말합니다. 어린아이부터 자신의 나이까지 유연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말합니다.  휴직 기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특권을 누리면서 한 가지 목표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유연한 사람이 되어보고 싶습니다. (이루기 힘든 목표이지만, 목표는 크고 높을수록 그 과정이 빛나잖아요^^)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유연함, 때로는 다시 성숙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연함 말입니다. 리사 손 교수님의 표현의 "시간 여행" 이 『엄마 교과서』에서는 "유연함"으로 표현된 것 같습니다. 유연하게 언제 어디서나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유. 그 여유를 위해서 엄마를 위한 시간을 먼저 채웁니다. 글로 만나는 시간이 바로 그 시간입니다.


    이제 아이들이 하교 시간에 함께 시간 여행 떠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오늘도 도전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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