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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바이오파운드리 동향

프랑스 바이오파운드리 동향을 살펴보자

by BUNNY SCIENTIST


프랑스 바이오파운드리를 보게 된 이유


나는 합성생물학을 공부하는 박사과정 학생이다. 하지만 박사과정 이전에는 AI와 로보틱스를 전공하여 자동화 시스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졸업 후에는 바이오파운드리 분야에서 일하며 연구와 현장을 배우고 싶다. 최근 바이오 파운드리 유투브를 보던 중, Stéphane Lemaire가 소개한 파리 바이오파운드리 이야기를 들었다.나는 취미삼아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기도 하고, 원래부터 어느정도 바이오파운드리가 발전되어 있는 미국과는 다르게 프랑스도 한국처럼 이제 바이오파운드리에 박차를 가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기에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정리해 보았다.


https://youtu.be/W0mttrRYqdc?si=mmN0Roy_1aw7CDXJ



1. 합성생물학 기반 바이오파운드리



합성생물학은 단순히 유전자를 재조합해 인공 생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넘어선다. 장기간에 걸쳐 발전된 생물 기작을 빠르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거나 시스템을 설계하는 분야다. Lemaire는 이 분야가 단지 실험실 도구에 그치지 않고, 석유 정제 시설을 대체할 바이오 정제 시설(bio-refinery)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미세조류 기반 생산

미세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CO₂를 흡수하고 다양한 고부가가치 물질을 합성할 수 있다. 이를 자동화된 플랫폼 위에 올려두면, 마치 작은 공장처럼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


바이오 정제 시설의 잠재력

기름을 원료로 쓰는 기존 석유 화학 산업 대신, 미생물을 활용해 동일한 분자를 얻으면 환경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Lemaire의 비전은 이런 시설을 분산형 네트워크로 운영하는 것이다.



2. 파리 바이오파운드리의 분산형 인프라


파리 바이오파운드리는 단일 대형 시설이 아니라, 네 개의 전문 사이트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분산형 구조다.


paris_2.png


1. DNA 파운드리


- 위치: 소르본 대학 인근


- 특징: 완전 자동화된 플라스미드 조립


- 성능: 하루 수백 종의 플라스미드를 만들며, 로봇이 시약을 배분하고 조립한다.


2. Mammalian 파운드리


- 기능: DNA 파운드리 출력물인 플라스미드를 미세조류·대장균 등에 도입


- 자동화: 배양·발현·스크리닝을 로봇이 처리


- 데이터: 고속 plate reader·FACS·LC-MS로 수천 개 샘플의 표현형을 측정한다


3. Cell-free 파운드리


- 개념: 살아 있는 세포 대신, 추출 단백질 합성 시스템을 이용


- 장점: 세포 성장 제약 없이 단백질 대량 생산


- 목표: 머신러닝 기반으로 단백질 수율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줄인다


4. 산업 파운드리


- 가동 시점: 2025년 예정(올해..!)


- 역할: 실험실 규모를 넘어 산업용 공정 개발


- 과정: 파일럿 테스트 → 스케일업 최적화 → 산업체 기술 이전



3. 자동화된 DBTL 사이클과 active learning


파리 바이오파운드리의 핵심은 DBTL(Design–Build–Test–Learn) 주기를 완전 자동화하는 것이다.


- Design: Galaxy in BioCAD 플랫폼에서 유전자 서열과 대사 경로를 설계한다.


- Build: 로봇 팔과 liquid handler가 수만 건의 샘플을 조립한다.


- Test: 자동 배양·고속 분석 장비로 표현형·대사체 데이터를 확보한다.


- Learn: 머신러닝 모델이 데이터를 학습해, 다음 실험 조건을 능동적으로 제안한다.


이 과정을 수백~수천 건 병렬로 실행하면, 사람이 수작업으로 할 때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결과를 얻는다. 실제로 단백질 생산 수율을 34% 높이고, CO₂ 고정 효율을 6배 올린 사례가 있다.



4. 개발자 커뮤니티와 비슷한 오픈소스 기반, 그리고 협업


파리 바이오파운드리는 폐쇄적 공간이 아니다. 마치 개발자 커뮤니티와 비슷한 모습이다.Galaxy in BioCAD를 중심으로 여러 오픈 소스 앱과 툴킷(MLO 툴킷 등)을 연결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 MLO 툴킷: 처음에는 120개 부품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1,000개 이상의 유전자 부품을 표준화된 Golden Gate 클로닝 방식으로 조립 가능하다.


- 플랫폼 연계: 실험 계획부터 데이터 분석·시각화까지 한 번에 처리한다.


- 커뮤니티 참여: 연구소·산업체·스타트업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신규 스타트업도 배출 중이다.


5. 그래서 내가 가고 싶은 길은..


AI와 로보틱스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DBTL 과정의 예측 모델과 자동화 워크플로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 설계 품질 향상: 머신러닝 기반 합성 경로 추천 알고리즘 개발

- 자동화 파이프라인: liquid handler와 분석 장비 간 인터페이스 최적화

- 데이터 관리: 대용량 실험 데이터 저장 및 빠른 검색 시스템 구축



이런 노력이 모이면, 연구실에서 매일 반복하는 파이펫팅과 수작업을 줄이고, 실험 결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자동화되서 바이오 일자리가 줄어들거라 단순히 생각하지 말고, AI와 로봇을 잘 활용할 생각을 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우리는 앞으로 더더욱 AI를 잘 이용해야 한다.



P.S

파리 바이오파운드리가 보여준 미래 실험실의 모습은 꽤나 자극적이다. 조만간 설계 파일만 업로드하면 수일 내에 결과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실험실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려고 한다.



자, 다시 PCR mix 준비하러..이만..



References

https://parisbiofoundry.org/

https://bioconvs.org/the-biofonderie-paris-bioconvergence/

https://academic.oup.com/synbio/article/6/1/ysaa026/6039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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