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출발
혹시 LP(Long Playing Record) 판이라고 아시나요? 저는 레코드판이라 불리는 음반으로 음악을 들었던 세대입니다. LP판을 전축 위에 올리면 바늘이 레코드판을 돌며 지지직 거리는 잡음과 함께 재생되던 음악을 들었었는데, 지금은 그런 잡음이 섞인 소리는 추억이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입니다.
LP판으로 음악을 들을 당시 음반 매점에서 레코드판을 산 뒤 음악을 듣기 위해 설렘을 안고 집으로 향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선 전축이라는 오디오시스템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오디오시스템을 원하냐는 질문을 한다면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전축 바늘이 자동으로 올려지는 시스템? LP판을 자동으로 바꿔주는 시스템? 사람들은 어떤 것을 기대했을까요?
'Compact Cassette'와 '워크맨'이 나오면서 음악을 듣는 방식은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주로 집에서 들을 수 있었던 음악을 외부에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카세트 기술에 휴대용, 개인용이라는 혁신으로 탄생한 소니의 워크맨은 사람들이 "길을 다니면서 음악을 듣고 싶다"라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소니의 워크맨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고, 소니라는 일본 전자회사를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는 혁신적인 모델이 되었습니다. 이후 국내회사들도 워크맨과 같은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뛰어들었죠. '마이마이' 저는 이 제품을 이용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워크맨은 다양한 디자인, 반복 재생구간 기능 등 매년 새로운 기능을 가진 제품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워크맨을 듣던 시대, 사람들에게 어떤 오디오시스템을 원하냐는 질문을 한다면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테이프가 좀 더 많은 음악을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밧데리가 좀 더 오래가면 좋겠다" 이런 답변이 있지 않았을까요?
휴대성이라는 혁신을 주었던 카세트테이프는 80년대 새로운 고비(?)를 맞이합니다. 바로 CD Player라는 제품의 등장이었습니다. 소니와 필립스는 깨끗한 음질, 원하는 곡 바로 선택 재생이라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입니다. "소리를 기계적 진동으로 읽는 시대에서 디지털 신호로 읽는 시대”로 바꾼 패러다임 전환이었고 ‘음질과 매체 기술’의 혁신이었습니다. CD는 음악 유통의 절대 표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다시 같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CD player를 듣던 시대, 사람들에게 어떤 오디오시스템을 원하냐는 질문을 한다면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20년 동안이나 CD와 CD player가 음악 시장을 지배하던 시절은 2000년에 들어서면서 mp3라는 새로운 기술 적용된 오디오가 등장하였고 또 다른 음악기술사에 변혁을 가져왔습니다.
MP3는 처음엔 순수 연구용 오디오 압축 포맷이었지만 1990년대 중반, 인터넷 보급과 PC의 저장·전송 능력 향상이 맞물리면서 “음악 파일을 저장하고 교환하는” 새로운 문화로 발전하였고 MP3 player라는 새로운 오디오시스템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음악을 ‘물리 매체’에서 ‘디지털 파일’로 바꾼 기술, 이 MP3는 음반산업 붕괴와 저작권 위기, 새로운 유통질서와 iPod, iRiver 등 다양한 플레이어 산업을 키우게 됩니다.
LP판에서 카세트로 카세트에서 CD로 이어지던 모습은 단지 기술이나 제품이 조금씩 변화되고 발전된 모습이 아닌, 매번 시장을 뒤흔들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새롭게 만들어 내던 혁신이 있었으며 MP3 역시 ‘음악이 물리적 형태(LP·CD)에서 완전히 벗어난' '음악 산업 구조 전체를 뒤흔든 비연속 혁신(Discontinuous Innovation)'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주목할 점은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술의 혁신만으로 얘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새로운 혁신에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었으며 사람의 욕망,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그 시대에 맞는 기술을 적용하여 만들어낸 시대의 아이콘들이었습니다.
MP3기술은 오디오시스템, 하드웨어 제품을 넘어 음악을 물리 매체에서 디지털 파일로 바꾼 혁신이었고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선택하고 사람들과 주고받으며 더 나아기 스트리밍 기반의 음악 산업으로 변모시키게 됩니다.
디지털 기반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 다시 질문을 던져봅니다. 이제 음악에 디지털로 소비하는 지금, 어떤 음악 시스템을 원하시나요?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 더 이상의 새로운 것은 없을까요?
다음 얘기에서 또 다른 제품의 혁신 사례, 제 경험과 함께 사람들의 욕망과 요구를 찾아가는 얘기를 공유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