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기
AI시대, 질문이 중요하다, 질문을 잘해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AI 활용에 있어 우문현답은 없는 듯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자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질문의 힘을 과소평가한다"라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막상 "어떻게 질문해야 잘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모르는 것을 묻는 것과 깊이 있는 통찰을 이끌어내는 질문은 분명 다르니까요
우리는 이 알파벳 단어를 더블유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W라는 글자는 V가 2개, 브이라는 글자가 더블로 있는데 우리는 왜 W를 더블 V가 아닌 더블 U라고 부를까요? 혹시 이런 의문을 가져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배워온 그대로 아무런 의심이나 궁금증, 질문 없이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거 원래 그랬어, 옛날부터 그랬는데 이렇게 치부하다 보면, 어떤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때가 있습니다. TV를 가까이서 보면 눈 나빠져, 사탕 많이 먹으면 이빨 썩어. 어릴 때 이런 얘기 많이 들었죠.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꽤 오래전, 재직하던 회사에서 차세대 가전, 새로운 냉장고의 콘셉트를 기획할 때 좀 엉뚱하다 싶은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습니다.
"바나나는 왜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을까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런 얘기 자체가 이상하게 여겨졌나 봅니다. "하하 너무 철학적인 질문인데요?" 어떤 분이 웃으면서 얘기하시기도 했습니다.
냉장고는 무엇일까요? 냉장실과 냉동실로 구성된 가전제품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냉장실과 냉동실이 있는 가전제품, 소비전력이 적은 냉장고, 내부가 넓은, 용량이 큰 냉장고. 그런 점들 모두 사람들이 바라는 것들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음식을 신선하고 좋은 품질 그대로 오래 유지하고 싶다"이점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민이 있었기에 '김치냉장고'라는 김치에 특화된 냉장고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단순 냉장, 냉동해서 보관하는 전자제품을 넘어 '김치'라는 특별한 음식을 잘 숙성시키고 맛을 유지 보관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검토를 해서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와인냉장고, 화장품 냉장고 등 다양하게 있기도 합니다. 현재는 삼성의 냉장고는 야채칸, 고기보관, 신선실 등 좀 더 음식에 집중된 냉장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질문의 목적과 맥락에서 어린아이의 질문은 (예: "왜 별은 하늘에 떠 있어?")
세상을 이해하려는 순수한 호기심과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함이고 답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질문입니다. (탐색적 질문) 이런 질문은 사고의 확장과 창의성을 자극합니다.
성인의 질문 (예: "왜 똑같은 약을 먹었는데 누구는 낫고 나는 안 나을까요?")
특정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의 근본을 진단하며, 해결책을 찾고자 합니다. (분석적/진단적 질문)
이런 질문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현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좋은 질문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생각을 확장하고,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 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과정의 시작점이며 본질에 접근할 때까지 질문은 반복되어야 합니다.
본질에 접근할 때까지요.
본질에 접근하는 후속질문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접근해야 될까요?
첫 질문의 목적과 본질이 달라야 합니다. "냉장고는 왜 만들어졌을까?" "사람들은 냉장고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이것이겠구나 라는 답을 얻을 때까지 후속 질문이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면 냉장고라는 전자제품이 아닌 'food care project'로 확장시키고 본질적인 문제를 다뤄볼 수 있습니다.
"Needs와 Wants"에 대해 생각해 봐야 되는데 다른 글을 통해 자세히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공지능(AI)이 코딩이나 정보 검색 등 많은 부분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스스로 답할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질문'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AI가 주어진 질문에 대한 최적의 답을 찾아낸다면 인간의 역할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가장 가치 있는 통찰이나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지 설계하고 기획합니다.
AI 시대에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그리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어떻게' AI를 활용할지 기획하는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비판적 사고 연구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비판적 사고의 핵심은 깊이 있고, 차별화된, 효과적인 질문을 만드는 능력에 있다고. 효과적인 질문을 위해서는 자신의 가설을 느슨하게 유지하고, 초기 결론을 방어적이지 않게 재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좋은 질문은 자신의 가정조차 의심하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모든 능력의 시작은 바로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구글 X의 핵심 사고방식인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은 달 착륙처럼 '10배 더 나은 미래'를 목표로 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이 또한 "10% 개선이 아니라, 10배 혁신을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과감한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기술 발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난 후 70년도 안 되어 인류는 달에 착륙했습니다. 이러한 폭발적인 발전의 원동력은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 정신, 그리고 불가능에 도전하는 과감한 질문이었습니다.
워렌 버거는 400개 이상의 혁신적인 질문들을 연구하며, 일상적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아름다운 질문'의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연구에서 드러난 공통점은 이것입니다: 좋은 질문은 현재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든다는 것.
좋은 질문은 지금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좋은 질문은 단순히 '모르는 것'을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복잡한 문제의 실타래를 푸는 가장 중요한 '생각의 도구'입니다.
질문에는 그 목적이 담겨야 합니다. 아무것이나 쉽게 물어보는 것은 좋은 질문이 죌 수 없습니다. 질문을 하고도 내가 뭘 물어보려고 했지? 라며 길을 잃게 되기도 합니다 질문을 하는 것은 끊임없는 탐구로 이어져야 되는데 그때 탐구는 사람에 대한 이해, 사람의 욕구와 욕망이 담겨야 됩니다.
좋은 질문은 답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여는 열쇠입니다. AI가 답을 찾는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질문을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질문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자신의 가정마저 의심하는 용기를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통찰력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