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스마트시티로 떠나는 랜선 여행! 오늘은 폐공장 부지를 활용해 최적의 주거 단지로 만든 일본의 후지사와와 츠나시마로 떠나보겠습니다.
스마트한 마을(Town), 후지사와와 츠나시마는 3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분야 별 1등 기업이 모여 함께 구축했다는 점
둘째, 일본 폐공장 부지를 재활용해 마을 규모의 스마트시티 구축이 이뤄진 점.
셋째, Sustainable Smart Town 즉, ‘지속 가능한’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
위 3가지 모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두 곳 모두 공장 폐쇄로 황폐해질 위기에 처한 마을을 민-관-공이 협력해 사람들이 살기 좋은 마을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마을 내 집값이 근처 다른 집들보다 10~20% 더 높게 형성될 정도로 인기 있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스마트 시티라고 하면 거대한 최첨단 도시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후지사와와 츠나시마는 축구장 20~25개 크기의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훌륭한 스마트 주거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습니다.
공장 폐쇄로 찾아온 위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속 가능한 도시의 모델을 고민해 나가고 있는 부분도 주목해야 할 점인 것 같습니다.
분야별 1등 기업의 협력이 돋보였던 후지사와 SST
일본 카나가와 현에 위치한 후지사와는 도쿄 시내에서 지하철로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파나소닉의 공장이 위치했던 곳으로, 일본의 전자 산업이 전 세계를 호령했던 1990년대만 해도 잘나가는 도시였죠.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전자 산업이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파나소닉이 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도시 전체가 유령도시가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파나소닉 공장이 빠질 경우 관련된 인력들이 마을을 떠날 것이 명확했기 때문이죠. 이에 2014년 일본의 민간기업과 공기업, 지자체, 마을 사람들(주민자치회)이 도시를 살릴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파나소닉을 비롯해 일본 1등 부동산 업체인 미쓰이 부동산, 일본 1등 물류(택배) 업체 야마토 운수, 일본 최고 경비 보안 전문업체 AL SOK, 일본 최고 광고 기업 덴조 등이 힘을 모았고 지역적으로 도쿄가스와 도쿄전력에너지 파트너 등이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후지사와 SST(Sustainable Smart Town)입니다.
후지사와 SST는 파나소닉의 공장 부지를 활용해 약 1,000호의 주택이 밀집한 마을을 만들기로 합니다. 이미 한 번의 위기를 겪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 해답을 ‘지속가능성’, ‘에너지’에서 찾았습니다. 탄소 배출과 물 사용량을 각각 70%, 30%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의 사용을 30%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후지사와는 마을 전체가 하나의 에너지 실험실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을 위한 패널은 물론이고 연료 전지, ESS, 전기차, 전기 바이크 등의 친환경 조형물과 모빌리티 수단들은 후지사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에너지 도시를 설립하면서 무조건 ICT 기술만 활용한 것은 아닙니다. 후지사와의 주택들은 마치 외국에 온 것처럼 아기자기하게 디자인됐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집의 방향 설정, 집 사이의 간격, 높이 등 모든 요소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가구당 간격을 적절하게 유지해 일조량을 최대한 늘리는 것만으로도 겨울에 난방비를 크게 낮출 수 있고, 적절한 바람의 통로만 만들어도 에어컨 없이 무더운 여름을 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ICT 신기술은 안전 분야에서도 마을의 가치를 더했습니다. 마을 전체를 관장하는 IT 플랫폼을 구축한 다음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를 빠르게 전파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한 것이죠. 안전 관련 솔루션의 보급은 공장 도시였던 후지사와에 자녀를 보유한 가구가 유입되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마을이 모습을 갖추자 다양한 형태의 상점들이 마을 근처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도시 상권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스타벅스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폐공장이 그럴듯한 마을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최첨단 R&D의 성지가 된 츠나시마
츠나시마 SST 역시 폐공장 부지를 활용했다는 점과 에너지 중심의 지속 가능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콘셉트는 비슷합니다. 대신 그사이 발전한 최첨단 ICT 기술들을 더 많이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츠나시마의 상징적인 건물은 마을 중심부에 위치한 쇼핑몰입니다. ‘아피타 테라스(Apita Terrace)’라는 이름의 이 쇼핑몰은 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지어졌습니다. 쇼핑몰을 방문객들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판매자들에게 적절한 판매 상품을 추천하고 있죠.
여기에 덤으로 IoT(사물인터넷) 기술인 환경 감지 센서 기술도 쇼핑몰에 적용해 실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날의 날씨, 당일 방문객 정보(연령, 성별) 분석 정보 등을 종합해 당일 가게 앞 매대에 주력으로 깔아 판매할 제품을 추천해 주는 것이죠.
SST의 핵심 테마인 에너지 분야의 발전도 눈에 띕니다. 마을의 전체 에너지 활용을 관장하는 ‘타운 에너지 센터’를 건립한 것이죠. 일본 최대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도쿄 가스 그룹’의 작품입니다. 그 옆에는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닛폰 오일&에너지가 만든 수소충전소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츠나시마는 R&D 도시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 대학인 게이오대학의 국제 기숙사가 들어섰고, 애플의 아시아 최대의 R&D 센터도 입점했습니다.
이외에도 일본 3위의 유통 전문 업체 유니(현재는 유니-훼미리마트 홀딩스로 업계 2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뭉쳐 스마트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기대되는 도시라고 할 수 있겠죠?
후지사와와 츠나시마는 분야별 1등 기업이 모여 에너지를 중시하고 지속 가능한 마을이라는 콘셉트를 공유하며 무한히 확장해 나가고 있는데요. 두 도시 외에도 헬스케어에 특화된 오사카 스이타 SST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크고 작은 마을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어 생겨나고, ICT 기술로 연결된다면 나중에는 마을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스마트시티로 완성되지 않을까요? 그때는 정말 100년이 가는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겠다는 도시의 꿈이 이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l LG CNS 스마트시티사업팀
*종합 IT서비스 기업 LG CNS는 ICBMA(IoT, Cloud, Big Data, Mobile, AI) 기술을 통해 고객의 디지털 비즈니스 혁신을 선도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가는 ‘Digital Innovation Leader’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인터비즈 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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