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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l 09. 2020

정치인과 영업사원의 5가지 공통점

'정치인 득표 활동'과 '영업사원 영업 활동'의 유사성

대통령은 이른바 ‘세일즈 외교’를 한다. 발전소를 팔기도 하고, 무기나 철도를 팔기도 한다. 공장을 지으면 영국 여왕도 ‘커팅 행사’에 참석한다.


대학 총장은 발전기금 모금이 곧 영업 활동이다. 동문들에게 기부를 호소하고, 기업들을 찾아다닌다. 학생이 부족한 지금은 해외 학생을 유치하러 다닌다.


목사님과 스님은 설교와 포교로 영업을 한다. 수능이나 고시를 앞두면 기도 소리와 목탁 소리는 더욱 요란해 진다. 십일조와 시주금이 없으면 교회나 절도 문을 닫는다고 한다.


정치인은 선거철마다 ‘득표 영업’을 한다. 부단히 표를 모으면 국회의원도, 시장도 될 수 있다. 유권자 눈에 들기 위해 유튜브도 하고, 전화번호도 공개한다.


정치권 근무 경험을 통해 정치인의 득표 활동이 영업사원의 영업 활동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에서는 공통점 몇 가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공통점 1) 상대방이 못 할 때가 기회다


현대 정치에서 투표는 "좋아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실수를 집요하게 공격한다. 영업사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해도 실수 하나에 무너진다.


물건이 제때 공급이 되지 않거나 불량이 발생하면 순식간에 경쟁사가 치고 들어온다. 고객의 기분을 상하게 했거나, 불만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고객의 마음은 갈대처럼 바뀐다. 열심히 100번 잘하는 것보다 1번 실수한 것이 더 크게 부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사의 실수는 곧 나의 천재일우다. 이것이 정치와 영업의 첫 번째 공통점이다.


2000년대 중반, '부동산 재벌' 트럼프 집안 상속인이었던 도널드트럼프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를 한 리셉션 행사장에서 만난 모습.  출처 casino.org


공통점 2)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다


기술 발전과 정보의 공개로 말미암아 제품과 서비스는 상향 평준화 됐다. 가격과 품질, 애프터서비스마저 비슷해진 상황에서 고객은 영업사원에 주목한다. 영업사원은 어떻게든 차별화 하기 위해 노력한다. 회사의 브랜드를 알리고, 복장/화법/발표에서 새로운 방식을 구사한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정당들이 서로의 정책을 참고하면서 '정책적 차이'는 많지 않다. 국민들도 먹고 사느라 정책에 큰 관심을 보일 여유가 없다. 이 와중에 인지도를 올리려면 외모가 좋던, 말을 잘하던, 웃기던 해야 한다.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고, 20대나 구사하는 신조어를 써보기도 한다. 이것이 정치와 영업의 두 번째 공통점이다.



공통점 3) 평소에도 성실히 해야 한다


정치인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한다. 조기축구회 회원들에게 인사하고, 약수터에 오는 분들과 악수한다. 유력인사들의 관혼상제에는 반드시 얼굴을 비춘다. 일정이 도저히 안되면 보좌진을 보내거나 축하난이나 조화, 깃발을 보낸다. 평상시에 얼굴을 보이지 않다가 선거 때만 등장하면 쌍욕이 날아든다. 영업사원도 고객과의 잦은 대면이 중요하다.


굳이 부르지 않아도 자주 찾아가 제품이 잘 작동하는지, 문제가 없는지 물어야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평상시에 얼굴을 보이지 않다가 신제품이 나올 때만 등장하면 냉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먹는 냉면 말고 차갑게 굳어버린 고객의 얼굴 (冷面) 말이다. 이것이 정치와 영업의 세 번째 공통점이다.



공통점 4) 우리 편을 지키고, 중간을 장악해야 한다


선거는 누가 51%를 득표했느냐의 싸움이다. 나를 지지하는 이들을 확실히 투표장에 보내고, 중도층의 일부에게 지지를 획득하는 것이 선거전략의 핵심이다. 정치권에서는 집토끼, 산토끼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영업은 시장점유율과 매출액 모두 높혀야 하기에 보다 복잡하다. 하지만 우리 고객을 제대로 잡고, 누구 편인지 애매한 고객을 공략해야 하는 점은 동일하다. 적대적인 고객은 아무리 노력해도 넘어오지 않으므로 어느 정도 포기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영남을, 미래통합당이 호남을 중시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이것이 정치와 영업의 네 번째 공통점이다.



공통점 5) 간혹 생각지도 못했던 존재가 등장한다


영업 중에서도 기업 간(B2B)영업은 경쟁사가 몇 되지 않는다. 과점 체제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지고, 야합이나 담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때때로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운 도전자가 등장한다.


애플이 휴대폰 시장에 들어온 것이나 삼성이 자동차 사업을 했던 것이 그 예이다. 강력한 도전자의 등장은 기존 시장참여자들에게는 큰 위협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큰 기대감을 선사한다.


정치권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가 대부분 양당제이다. 그러나 과거 국민신당의 이인제,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국민의당의 안철수 등이 등장해 나름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었거나 판세에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이것이 정치와 영업의 다섯 번째 공통점이다.



차이점도 있다.


딱 한가지만 들자면 정치는 편이 있고, 영업은 편이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우리 편이 잘못해도 감싸주고, 상대방은 잘했어도 비난한다.


영업은 그렇지 않다. 고객과 영업사원은 부서가, 보직이, 담당구역이 항상 바뀐다. 공급망관리 측면에서도 한 곳에 몰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냉정하게 따지고, 자주 바꾼다. 영원한 우리 편 같은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사원은 보다 이성적이며, 정치인보다 더 열심히 한다. 언제든지 거래처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가장 두렵다.


그러한 관점에서 정치의 소비자인 유권자는 그들의 '영업'을 보다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잘못하면 비판하고, 계속해서 잘못하면 지지하는 정당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잘못해도 감싸주고, 대충대충해도 넘어가주면 정당은, 정치인은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의 소비자들이 영업 과정에서 보이는 깐깐함을 보여준다면 정치는, 정치인은 보다 좋아질 것이다.


김진환 / 더세일즈랩 대표


인터비즈 윤현종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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