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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분주 Sep 24. 2024

매일 카톡으로 여자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걸까

뜬금없이 엄마가 나에게 물었다.


주변에 결혼 안 한 친구는 H밖에 없는데 맨날 둘이 만나면 도대체 뭐하고 노느냐고.

하루 종일 H랑 카톡을 주고받는 거 같은데 맨날 이야기하는데도 그렇게 할 말이 많느냐고.


엄마의 눈에는 H와의 연락이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무의미한 수다로 보였던 모양이다. 엄마의 날카로운 시선에 왠지 모를 서운함이 밀려왔다. H와 나는 의미없는 빈말을 주고받는게 아니라 진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고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고민을 나누고, 좋은 말도 주고받고 응원과 위로도 하며 서로 의지가 많이 된다고. 결혼 안 한 노처녀끼리 논다고 해서 쓸데없는 대화만 주고받는 건 아니라고 정색하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왜 우리의 대화를 가볍고 하찮게만 생각하는 걸까.

곧 마흔의 노처녀 둘이서 매일 16시간 동안 카톡을 주고 받는게 시간 낭비라고 여기는게 싫다. 답답한 마음에 나는 H와의 카톡창을 켜고 과거의 대화들을 훑어봤다.



....아, 엄마 말이 맞았네.

혹시 엄마가 내 카톡을 훔쳐봤나.



그나저나

이제 보인다.


우리 둘 다 왜 아직까지 결혼 못했는지.










 +

그 동안 H와 주고 받은 주옥같은 작품들을 몇개 더 공개합니다.




2024년 8월 2일

제목: 감떨어진 작가지망생의 현실



2024년 8월 13일

제목: 연예인이 허락하지 않은 나만의 열린 자궁



2024년 9월 1일 대화

제목: 죽음의 밸런스 게임




2024년 9월 3일

제목: 미래의 알콜중독자들





H와 주고받은 대화로 책 한권내도 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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