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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벗밭 Jun 07. 2022

[1화] 내 방에서 같이 일할 수 있을까?

종종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벗밭은 어느 지역에서 활동하나요?'

그럴 때마다 저는 '어디에서든 활동한다'고 대답해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을 열고 있지만 다른 농가에 방문하기도 하고, 언젠가는 다른 지역에 자리를 잡을지도 모르죠.    


각자 사는 곳이 다르기도 하고,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비대면으로 함께 일하면서 벗밭은 나름대로'각자의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방법'을 찾았어요. 벗밭 시즌2의 출발을 알리는 워크숍에선  '함께 일하기 전에 답해보면 좋을 질문'을 만들어 서로 나누었어요. '우리의 일'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그중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어려운 일'을 정리했어요. 또, 서로의 일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이해함으로써 서로의 경계를 지키면서도 함께 일할 때 더욱 힘이 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자 했죠. '왜 벗밭을 계속하는지'부터 '우리가 답해야 하는 질문', '벗밭이 줄 수 있는 것' 등에 관해 이야기했어요. 이 질문에 서로 답하며 대답한 내용 중 일부를 공유해요.


벗밭의 대답


"내가 이 일을 하기 시작한 이유는 ______때문이다."


펭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만큼이나 하기 싫은 일을 덜어내고 싶었어요. 이제는 멈출 일을 정리하고 있었는데요. 여전히 남아있는 여러 조각들 사이에 벗밭이 있었어요. 완전히 뜨겁지 못하더라도,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속해볼만한 가치가 있겠다 싶어서 다시 시작했죠. 또 올해 벗밭 활동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해보고 싶어요. 삶을 걸고 시작하는 실험인 듯도 해요.


감자: 처음 시작할 땐 재밌어 보였기 때문이었어요. 그땐 그랬고, 지금은 벗밭이 제 삶에 가장 많은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에요. 삶을 돌아보게 하는 순간이 많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삶의 형태가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벗밭에서 처음 느꼈어요.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살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당근: 저는 가장 좋아하는 것을 옆으로 남겨 두기가 아깝고 싫었어요. 욕심이 커졌고, 그냥 늘 두려웠던 것을 '그냥 하자!' 이런 마음으로 하게 되었어요. 막상 결정하고 나니 그 이후부터는 아무렇지 않아요.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게 더 많은 만큼 마음도 잘 바뀌었어요. 지금은 그렇게 들뜨진 않고 되게 차분해요. 내게 여러 선택지가 있는데 이걸 선택한 것뿐이야, 이 정도의 마음이에요.


감자: 저도 동의해요.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과정 자체로 즐거울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당근: 저도 작년 이야기밭을 토양 주제로 열었을 때 수가 많지는 않지만 관심을 가지고 듣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분명 우리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겠구나! 확신이 생겼어요.


펭귄: 저도 궁금해요. 또 병행하고 싶지 않았어요. 벗밭의 일을 부업으로 남겨 놓고 적당히 하는 것이 얼마나 지속가능할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힘 닿는 데까지 다 해봐야 무어라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내 삶에서 중요한 가치나 기준은 _____이다."


펭귄: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나 기준은... 지금은 진심을 다하는 것이에요. 진심으로 하는 것.


감자: 저는 요즘엔 '같이 즐겁게 사는 것'이에요. 저도 마음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고요.


당근: 작년 초까지는 내가 어디에서 살게 될까, 회사가 아닌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삶의 기준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내 재능을 어디서든 최대한 최선을 다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어요. 어디에서 사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었어요. 다 해보며 스스로 궁금했던 것을 풀어 봤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_____다"


당근: 저는 책임감이 강하고, 기본적으로 성실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어진 일을 마무리는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얼마만큼 하느냐는 또 각자마다 다르고 제가 가진 만큼 가능하겠지만요.


감자: 저는 시작하는 건 잘하는데 끝내는 것은 어려워해요. 그리고 눈 마주치면서 얘기하는 걸 잘해요. (미간을 쳐다보면서 이야기하면 눈 마주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요.)


당근: 어후, 저도 어려워요. 거절하는 악역을 심어놔야 할까 봐요.


펭귄: 저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약간의 시각화 기술을 가지고 있고, 리액션을 잘할 수 있어요.


감자: 리액션은 우리의 공통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어떤 삶이든 일단 궁금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펭귄, 당근: 으음~ (벗밭의 회의 내용을 들어보면 '음~'하는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어요. 정말 반응 부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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