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생각
유치원에 다녀온 뜬뜬금없이 '아빠, 나 지켜줘!' 한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꾸 무서운 생각이 난단다.
- 무슨 무서운 생각?
- 그 있잖아, 귀신 유령...
- 그걸 어디서 봤어.
- 신비아파트 만화에서.
- 으응, 눈으로 자꾸 보면 머리 속에 생각으로 자리잡나봐...
- 무서워, 지켜줘.
- 솔아, 귀신은 없어.
- 없어?
- 그럼, 그건 만화에나 나오는 거야.
-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나. 어떻게 해야 없어져?
- 그냥 자고 나면 없어져.
- 아니야, 벌써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여덟밤 잤는데도 생각나.
- 그럼, 앞으로 여덟밤만 더 자봐. 그럼 없어질 거야.
- ......
- 그리고 눈으로 보면 그것이 생각이 되는거니까. 무서운 거 자꾸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자꾸 좋은 거 보면 좋은 게 생각나고, 자꾸 재밌는 거 보면 재밌는 게 생각나. 그리고 자꾸 무서운 거 보면 무서운 게 생각나는 거거든.
솔이가 한숨을 쉬며 잠에 빠져들었다.
새삼 생각이란, 일차적인 이미지로 구성된다는 생각이 든다.
눈으로 들어오는 것이 감각이고, 생각이 생각으로 이어지는 것이 관념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