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동 일기56
감기는 흔하디 흔한 질병이지만 늘 익숙하지 않다.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고, 코가 막히고, 두통까지 공격하는데 어찌 익숙할 수 있겠는가.
감기에 걸려 있는 동안, 어떠한 명언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감기에 걸릴 때마다 유일하게 위안이 되는 것은 감기에 걸렸던 기억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감기가 나았던 기억이다.
그 나았던 기억이 나에게 작은 희망이 되어준다.
과거, 고통 뒤에 거짓말처럼 치유가 되었으므로, 다시 감기에 걸린 그 순간도 반드시 지나가리라는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삼단논법이나 논리의 정합성, 종교적 위안, 당위적 명령, 예언가의 점괘, 그 어떤 것도 감기가 나았던 경험의 기억을 이길 순 없다.
감기에 걸렸을 땐, 감기가 '거짓말처럼 나았던' 그 순간을 돌이켜 보라.
그때야 비로소 '이또한 지나가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경험은 힘이 세다.
우리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같은 속담을 발전시켜온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경험#감기#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