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과 중독

by 민경수

어릴 때 받지 못한 정서적 지지는 성인이 되어 중독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중독의 목적은 결국 불쾌한 감정 상태를 완화하려는 시도에 있다.
하지만 이 완화의 시도는 또 다른 불쾌감을 만들어내고,

결국 또 다른 중독 행동을 반복하게 한다.


중독은 흔히 의지의 문제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공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되는 방식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공허감의 시작에는 종종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자리한다.


정서적 지지가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감정을 표현해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인식을 형성한다.


이 인식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되며
감정적 공백이나 고독감을 특히 견디기 어렵게 만든다.


이때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존재가 흔들리는 듯한 깊은 결핍감이다.


이 결핍은 인간관계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사람은 정서적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타인에게 인정받고 필요로 되는 경험을 갈망하게 되고,
상대가 자신에게 기대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
일시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그러나 상대의 반응이 줄어들거나
이전처럼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간,
자신의 가치까지 의심하게 되며
“나는 의미 없는 사람인가?”라는 감정으로 자신감을 잃는다.


이 과정에서 상대에게 과도하게 헌신하거나
일방적으로 맞추려는 관계 패턴이 반복된다.


정서적 결핍이 클수록 특정 인물에게

강박적으로 묶여 있는 듯한 형태가 나타나며,

이는 타인과의 관계 전반에서 중독적 양상으로 이어진다.


불안정한 애착이 관계 의존으로 연결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렇게 형성된 결핍은 관계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즉각적인 자극과 위안을 주는
관계, 인정, 일, SNS, 도박, 음식 등은
잠시나마 마음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결핍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강한 의존을 만들어 중독의 순환을 강화한다.


결국 애착의 결핍은 공허감과 결핍을 견디기 어렵게 만들고,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반복적 행동이
중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형성하게 된다.


즉, 중독은 채우기 위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버티기 위한 몸부림이며,

그 뿌리는 정서적 지지의 부재에서 비롯된
깊은 결핍감에 닿아 있다.

작가의 이전글중독의 두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