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시작한 이유요? 초등학생의 꿈 때문이에요.

도전의 기록, 그리고 그 너머의 가능성

by 자별

“선생님처럼 공방 사장님 되고 싶어요”


매 수업마다 작업 과정을 꼼꼼히 기록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처음에는 그저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지만, 기록물이 쌓이면서 수업 문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출장 강의 문의가 왔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출장을 나가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항상 긴장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는 찰나의 순간과도 같아서 놓치고 나면 다시 잡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두려움을 뒤로하고 하겠다고 했다.


첫 출장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은 마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정성스럽게 패키지를 준비하고, PPT 자료를 만들었다. 그리고 상상했다. 내가 강의를 하는 모습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건 매일 하던 일이기에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큰 강당 앞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PPT를 보며 설명하는 일은 긴장감을 주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멘트를 적어 연습했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참 덥지요.”라는 인삿말부터 자기소개, 레진 공예의 활용법과 만드는 법까지 모든 대본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했다. 연습을 하며 나 자신이 강의를 마치는 모습을 상상했다. 나중에 자기계발 서적에서 ‘시각화’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는데, 이는 뇌를 훈련시켜 실제 수행력을 높이는 방법이었다. 내가 매일 상상하고 연습했던 시간이 바로 그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과정은 나를 자신감 있게 만들어 주었다.


첫 강의 날, 강당에 들어서는 순간 심장이 쿵쾅거렸다. 강의 자료를 띄우며 첫 마디를 꺼냈을 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을 보며 연습한 대로 한 문장씩 말하다 보니 긴장감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무사히 첫 강의를 마칠 수 있었을 때, 새로운 도전을 해낸 뿌듯함이 밀려왔다. 이후 학교, 기업, 기관, 단체에서 출강 문의를 받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다.


출장 강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여자고등학교에 갔던 때다. 총 2회 수업으로 키링과 그립톡을 만드는 수업이었다. 첫 번째 수업 때도 열심히 참여했던 한 학생이 두 번째 수업에 와서 말했다. “선생님, 저 지금까지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거 너무 재밌어요. 저 선생님처럼 공예 배워서 공방 사장님 할래요.” 그 말을 들었을 때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동시에 굉장히 뿌듯했다. 그 학생이 실제로 공방 사장님이 되든 아니든, 그때 느꼈던 성취감과 즐거움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랐다.





초등학생들이 꿈이 유튜버라고?



그 무렵 초등학생들의 꿈이 ‘유튜버’라는 기사를 보았다. 문득 ‘아이들의 꿈이 유튜버라는데, 나는 지금 유튜브를 할 수 있지 않나?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면 아이들의 꿈을 이룬 거나 마찬가지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삼각대와 마이크, 조명을 주문하고 채널을 개설했다. 첫 유튜브 영상을 찍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어색한 내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정말로 이걸 시작하는구나’라는 설렘이 밀려왔다. 유튜브를 촬영하는 이 길이 단순히 결과를 위한 길이 아니라,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영상은 인사를 담은 짧은 소개였다. 손만 나오는 작업 영상을 찍을 예정이었지만, 첫인사는 꼭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색한 내 모습을 보며 여러 번 찍느라 몇 시간이 흘렀다. 첫 영상을 찍고 나니 또 하나의 산이 남아 있었다. 바로 편집이었다. 영상 편집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인터넷 강의를 찾아가며 하나하나 배우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1분짜리 영상을 2일에 걸쳐 완성했을 때 느낀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첫 영상이 업로드되던 날, 나는 핸드폰 화면을 계속 새로고침하며 조회 수를 확인했다. 조회 수와 구독자가 1씩 늘어날 때마다 작은 설렘이 찾아왔다. 구독자가 천천히 늘어나는 정체기에는 ‘이걸 계속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밀려왔다. 하지만 댓글에 남겨진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어요’라는 짧은 문장들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그 작은 응원이 에너지가 되어, 다음 영상의 촬영 버튼을 누르게 했다. 처음엔 1분짜리를 이틀 걸려 편집했지만, 나중엔 5분짜리를 2시간 안에 끝낼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었다. 구독자는 천천히 늘어나 1년 3개월쯤 1,000명을 넘겼다. 현재는 아쉽게도 방치되어 있지만, 유튜브를 통해 얻은 것이 많았다.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기술이 늘었고, 업로드를 통해 개인 작업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었다. 구독자들이 남긴 댓글은 자신감으로 쌓여 나아갈 힘이 되었다.




작은 영상, 온라인 강의로 이어지다



유튜브로 시작된 작은 도전이 예상치 못한 기회를 열어 주었다. 내가 만든 영상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닿았고, 온라인 취미 플랫폼의 제안으로 이어졌다. 당시(2018년) 런칭된지 얼마 되지 않은 온라인 취미 플랫폼 ‘클래스101’이었다. 오프라인 수업에서 멀리 사는 분들과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온라인 강의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모든 수업이 오픈되는 건 아니었다. 사전 알림 신청자가 300명을 넘겨야 했기에 커리큘럼과 사진을 신중히 준비했다. 다행히 많은 관심 덕에 수업을 오픈할 수 있었다.


수업 영상 촬영은 카페 공방 2층에서 진행되었다. PD님이 가져온 커다란 조명 아래에서 자기소개와 작업 과정을 촬영했다. 작업 과정은 손만 보이는 영상이었지만, 손을 움직이며 설명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아침부터 밤 11시까지 촬영하며 녹초가 되었지만, 고된 하루를 맛있는 양고기로 마무리했던 기억이 난다.


촬영 후에는 패키지를 소분하고 포장했다. 작은 재료들이 많아 꼼꼼히 확인해야 했다. 오픈 준비부터 수업, 촬영, 패키지 작업까지 쉽지 않았지만, 수강생들의 피드백을 보며 모든 힘듦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완벽보다 중요한 첫걸음



누군가는 내가 운이 좋아 이런 기회를 얻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건, 모든 성취는 하나의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수업을 꾸준히 기록하며 경험을 쌓았고, 유튜브로 내 가능성을 확장했으며, 작은 노력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내가 배운 건 단순하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내 삶의 의미를 채워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 나눈 경험과 배움은 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고, 내가 누구인지 더욱 분명히 알게 해주었다.


결국, 중요한 건 완벽한 출발이 아니다. 작지만 진심 어린 첫걸음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주었다는 사실이다. 당신도 한 걸음을 내디뎌보지 않겠는가?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될 그 순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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