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이브의 우당탕탕 첫 유저 인터뷰 일지
개발팀이 MVP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PO님과 유저 인터뷰를 진행했다. 북카이브에서 처음으로 사용자와 직접 이야기한 첫 인터뷰였는데, 이번글에서는 인터뷰 진행 과정과 그로부터 얻은 인사이트까지의 여정을 공유해보려 한다!
우선 인터뷰의 목적은 ‘이거 정말 문제가 맞아?’를 검증하는 것이었다. 북카이브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 기록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저장한 기록을 꺼내보고자 하는 니즈 - 가 다른 사람들도 느끼는 불편함인지 확인하고, 더 구체적인 페인 포인트를 발견하는 것이 목표였다.
인터뷰 대상 선정
우리가 인터뷰이 타겟으로 삼은 유저 프로필은 다음과 같다.
- 2030 직장인
- 평소에 책을 자주 읽고, 좋아하는 사람
- 책 문장을 자주 기록하는 사람
사실 첫 인터뷰에서는 타겟 유저를 명확하게 잡지는 못했다. 그저 일단 독서 관련 서비스이고, 문장 기록 서비스이니 책을 좋아하고 문장을 기록하는 사람을 찾자!였다(꽤 단순했다…) 그 중에서도 추후 수익화를 고려해 돈을 내고 자기계발 서비스를 사용할 만한 여력이 있는 사람을 찾고자 했고, 2030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게 되었다.
(무작정 스레드에 댓글달기..)
목표로 한 인터뷰이 수는 10명이었다. 지인에게 부탁하기도 했고, 나는 스레드에서 인터뷰이를 구하기도 했다. 스레드에는 독서러버가 많아 그런 분들의 스레드에 무작정(..) 댓글을 달아 인터뷰를 요청했다(감사하게도 댓글 단 7명 중 2분이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이렇게 인터뷰이를 모집한 결과 15명의 유저를 모을 수 있었다.
✏️ 모집 과정에서 회고를 해본다면..
아쉬웠던 점은 예상 타겟 유저를 더 구체적으로 잡고, 스크리닝 질문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타겟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몇 있었다. 인터뷰 하나하나에는 생각보다 많은 리소스가 들기 때문에, 다음 인터뷰에서는 유저 프로필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스크리닝 질문으로 유의미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질문지는 우리가 알고 싶은 화제별로 크게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했다.
(우리가 썼던 유저 인터뷰 템플릿)
나이, 직업과 같은 기본 정보와 독서 습관에 대한 질문을 포함했다. 책을 얼마나 자주 읽는지, 어떤 장르를 즐겨 읽는지, 책을 읽는 이유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인터뷰이의 독서 행태를 파악하고자 했다.
기록 섹션에서는 어떤 목적으로 문장을 기록하고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기록의 이유에 대해 확인하고자 했다. 또 기록하는 방식과 형태를 파악해 행동 패턴과 북카이브 솔루션의 한계를 파악하고자 했다
(+ 여기서 우리는 실제 기록한 것을 보여주실 수 있는지 여쭤봤다. 말로만 듣는 것보다 실제로 보니 더 확실하게 와닿고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섹션에서는 복기나 활용에 대한 니즈의 유무를 확인하고 싶었다. 기록한 것을 다시 보거나 활용하려고 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경험을 물어 북카이브의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였다.
북카이브가 정의한 문제 외에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페인 포인트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첫번째로 얻은 결과는 기록 과정에 대다수가 불편함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인터뷰이의 약 80-90%가 기록 단계에서 불편함을 호소했고, 특히 수기로 작성하거나 핸드폰으로 타이핑하는 경우에는 그 페인을 더 크게 느꼈다.
[결론]
현재 북카이브의 기록 방식을 계속 보완해 압도적인 편리함을 주어야 한다는 방향성은 계속 가져가기로 했다.
(실제 유저들의 기록 형태)
기록이 잘 정리되지 않는 것에 대한 페인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앨범, 메모, 앱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 정리가 안되거나, 한 곳에 모아두더라도 의미없이 쌓이기만 해 정리가 되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그걸 정리하는 것 자체를 귀찮다고 느낀다.
[결론] 현재는 태그를 통해 분류해 정리할 수 있는데 이 형태가 과연 적절한 건지, 보기 편한 형태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정리 형태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사실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는 이 때까지만 해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사용자마다 정리 형태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 기준을 잡기가 더 어려웠고, 이 부분은 유저를 더 만나보면서 찾아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고민의 흔적…)
먼저 이전 기록을 찾는 과정에 페인이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일일이 책을 훑어보거나 모든 파일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또 활용에 있어서도 니즈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내재화해서 진짜 내 것으로 만들고,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쓰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다시 찾아서 보자니 귀찮아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이다.
[결론]
우리는 이 문제를 ‘AI 찾기’로 어느정도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용자가 상황과 맥락을 설명해 그에 맞는 구절을 AI가 찾아준다면 활용 측면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진짜 ‘내재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했다. 가장 좋은 건 유저는 가만히 있고 우리가 떠먹여 주는 것인데, PO님이 들어주셨던 적절한 비유가 있다.
“파인애플이 있다. 파인애플을 다른 사람이 잘라주면 우리는 먹겠지만, 칼을 주고 직접 잘라 먹으라고 하면 과연 우리가 먹을까?”
즉 유저가 어떤 액션을 해야만 내재화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과연 유저가 그걸 기꺼이 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그럼 여기서 문제는 ‘어떻게 떠먹여 줄 것인가’인데…이것이 가능할지 기획적으로 방향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좀 더 간단하게라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스텝바이스텝으로 고민하며 PO님과 아이데이션을 했고, 우선 ‘AI 찾기’기능으로 사용자 반응과 사용 행태를 확인한 뒤 개선해보기로 했다.
기록/분류 부분의 완성도를 높이자
인터뷰를 계속 병행하며 니즈를 더 깊게 파보자
내재화를 완벽하게 도와주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AI 찾기 기능으로 어느정도 필요할 때 꺼내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도로 해결해보자
인터뷰를 진행하며 나름 파고든다고는 했지만, 지금 복기해보면 ‘아 이때 이 답변에 이 질문을 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말 유의미한 인터뷰를 하고 싶다면 대상자 선정부터 질문지 설계까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배울 수 있었다. +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미래의 나에게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바로 인터뷰 정리하기..:)
다음 편에서는 유저 인터뷰 시 ‘잘 질문하는 법’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북카이브의 유저 인터뷰를 사례로 어떻게 깊게 파고들며 질문해야 할지 고민했던 지점들을 풀어볼 예정이다.
(+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PO님과 UT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의 회고를 바탕으로 UT는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 진행했는데, 참여자 수는 적지만 추후 기획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던 굉장히 얻은 게 많은 UT였다. PO님과 열심히 준비했기에 정말 잘 한 UT라고 나름 자부할 수 있다! 과연 UT에서는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을지는 그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