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죄인이 된 이유
혼자 일하는 건 참 마음에 들지만
아프면 대신 일 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가끔 아플 때면 죄인이 됩니다
일어났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열이 오르고, 몸은 무거웠습니다
움직이기 벅찬데 하필이면 중요한 미팅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출근을 미룰 수도 누워있을 수도 없었죠
결국, 몸을 옷에 꾸역꾸역 구겨 넣고 나섰습니다
아프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대신 세울 수 없는 이 일,
혼자 일하는 삶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평소처럼 잘 이야기하고 만족스러웠죠
그런데 이상하게 힘이 빠집니다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더 아픕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사는 게 이렇게까지 힘든 건가...'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는데...
나 혼자 죄책감을 만들어냅니다
게으른 것도 아니고 아픈 건데
어른이 되면 아픈 것도 혼자 참는 거잖아요
아프니깐 내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혼자 일하고 밥 먹고 일하고
내 인생을 책임지는 삶
평소엔 괜찮습니다
자유롭고 마음에 드는 점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아프면 모든 게 달라집니다
'내가 아프면 어쩌지?'
생각만으로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그냥 몸살인데
왜 이렇게까지 죄인처럼 느껴야 하는 걸까?
일도 싫고 다 때려치우고 싶어 집니다
근데 사실
답은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들었던 말이에요
"사람들은 피곤해도 잠은 안 자요
시간을 아까워하느라 늦게 잡니다
그리고 다음 날 또 후회해요."
그 말이 지금 나에게 하는 거 같아요
아프면 쉬면 되는데,
그게 당연한 건데,
왜 이렇게까지 나를 몰아붙이는 건지
혼자 오래 있다 보면
별거 아닌 일까지 생각을 너무 멀리 보냅니다
일은 '그냥 일'인데
감정을 자꾸 키웁니다
괜히 뭔가 잘못한 거 같고 책임감 있게 해야 할 거 같은 기분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이제 좀 더 편하게 생각하려고요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는데
모든 걱정을 나 혼자 하는 건 바보 같잖아요
조금 게을러도 괜찮고, 아프면 그냥 쉬어도 되는 거니깐요
오늘은 그렇게, 혼자서 멀리 갔던 생각을 다시 데왔습니다
지금 그 걱정은 여기서 멈추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