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 그의 진정성이 만들어 낸 새로운 선순환
백종원이 ‘백종원, 시장이 되다’라는 컨셉 아래 지역 상권과 청년 창업을 중심으로 소멸해 가는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첫 시작은 그의 고향인 예산이었다. 예산군은 30대 이하 청년 인구 감소율 30% 등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곳 중 하나로 지방소멸의 위험에 처한 지역이었고, 이에 예산전통시장을 프로젝트 중점 공간을 삼고 공공기관, 지역민, 더본코리아가 하나가 되어 예산을 살리기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우리는 지역재생에 있어 자연스럽게 도시계획, 건축학, 지역개발 차원에서 그 논의를 시작한다. 외식업 CEO인 그가 지역살리기 사업을 진행한다니, 과연 지역 재생이 도시 계획과 개발의 차원에서 벗어나 시작할 수 있는걸까? 유명인이 으레 자신이 살던 고향에 좋은 공공건물을 짓거나, 장학금, 후원 같은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경우는 많다. 수혜자가 있는 차원에서 지역에 도움을 주는 것인데, 이것도 그런 형태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이런 물음과 고민들에 백종원은 컨텐츠로, 관광으로 함께하는 사람들간의 크고 작은 협조로 가능함을 몸소 실천하고 보여준다. 더 나아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넘어 사업적으로도, 지역으로도 선순환이 되어 직접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대체 그는 지역 재생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고 그 재생에 있어 어떠한 부분들을 조율하여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 수 있었을까? 그의 전문성과, 기술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사람들과의 협력과 연대를 이끌어나가 기업의 사회공헌을 넘어서 직접적인 기업의 가치 상승까지 이루어 낸 그 과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는 예산군의 ‘예산군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와 합작하여 진행되었다. 더본코리아의 프로젝트 수행 · 관리와 예산군의 행정적 협조·지원 아래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 개인의 사비 포함 약 2~30억 투자를 기반으로 지역 전반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였다.
백종원은 예산시장의 화장실 매입하여 리모델링 후,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와 MOU를 맺고 지자체 승인 아래 시장 전체의 리모델링 및 공사를 진행했다. 더본코리아가 먼저 시장에 진입하여 공사 및 사업을 진행한 후 대기업의 후원과 투자를 유치, 공공에서 이를 보고 정책적 지원과 제반 시설 유치 및 관리로 협업을 이끌어 낸 것이다. 공공의 자원 조달의 절차적 측면과 사업의 신뢰성 문제를 비롯하여 빠르고 종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결정이었다.
프로젝트는 결국 사업 재원 조달의 문제와 사업의 성과 실현 가능성을 놓고 많은 고민과 절차, 시간을 투여하게 된다. 즉 가시적 성과와 유형화가 필요하며 재원 마련까지 시간이 걸리는 공공 자원보다 민간 자본의 종합적이고 재빠른 투입이 사업의 가시성을 만드는 마중물 사업으로 작용했으며, 이에 따라 공공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원 마련과 인프라 투자가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화장실이라는 기업에 직접적인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을 먼저 시작한 것도, 공공에게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보여진다.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민간 자본의 선투입을 통해 사업의 가능성을 판단하고, 이후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와 재원 뒷받침이 이루어짐에 따라 예산 시장 사업을 거침없이 전개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공공 자원은 절차가 오래걸리는 만큼 후딱 후딱 해내야 하는 것은 민간 자원을 전적으로 투자하면서 물꼬를 튼 것이다.
만일 백종원이 지자체와 협력을 안하고 진행했다면 거대 자본의 투입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 상황을 지자체가 달갑게 받아들였을까? 그의 사회적인 가치 실현에 대한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산 살리기 프로젝트는 더본코리아, 백종원이 직접 기획을 맡았다. 전통시장 활성화 계획은 많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시도로서 접근하기는 어렵지만 지속가능성의 구조와 순환 체계, 그리고 그걸 집약하는 중심에 민간 기업의 전반적인 기획이 중심이었다는 점이 차이점을 불러온다.
예산시장은 전통시장 형태 그대로 두면서 레트로적 정서와 현대적 감성이 공존하는 시장으로 재단장하였다. ‘전체 분위기는 근현대, 디테일은 초현대’를 내세우며 예전의 시장 느낌을 두되, 키오스크를 비롯하여 현대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집밥 백선생’의 미술 감독과 함께 시장에 내걸렸던 간판을 따로 모아 다시 붙여 쓰는 등 소품으로 활용하여 스토리텔링 요소를 가미하고 매입한 점포들 뿐만 아니라 시장 내부에 있는 기존 상가들의 점포 내외관 인테리어를 지원하여 시장 내부의 전반적인 통일성을 갖도록 조성하는 등 브랜딩 능력과 기업의 보유 자원을 십분 활용했다.
초기 시장 내 비어있는 점포 5곳을 직접 매입하여 사업 아이템과 레시피, 사업 구조, 매장 컨셉 및 리모델링, 집기 매입을 모두 더본코리아에서 진행하였다. 창업가들을 선정하여 창업아이템 개발 및 교육을 진행한 뒤 투입시키는 시스템으로 진행, 이후 점차 늘어나 최종적으로 32개의 점포가 새롭게 상설되며 모두 메뉴가 겹치지 않도록 하여 시장 메뉴의 다양화에 신경 썼다. 그는 기존에 있던 건어물 가게, 신발가게, 옷가게 등들과도 협업하여 음식 테마 시장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사업 아이템 컨설팅을 도와주고 주방 설비도 더 새롭고 편안한 것들로 직접 투자하여 개선시켰다.
상권재생사업에 있어 상인과의 협의, 이익의 불균형 등으로 인한 불화는 사업 개진의 어려움 요인으로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그는 시장 모두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들에게 어떠한 것을 요구하기 전에 직접 행동으로서, 대가없는 투자를 보여주며 신뢰를 쌓고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시장의 상인들과의 직접적인 상생을 추구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동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백종원은 지방이 인구 감소로 얇아진 상권층을 상대로 매장이 유지가 되기 위해서는 비싸게 형성될 수밖에 없게 되고, 관광객 입장에서는 도시보다 지방의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게 됨에 따라 지역 경제의 악순환의 요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렇기에 공급자의 입장에서 가격을 낮추는 방안으로 접근하였고, 그를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기존 상점들을 지원하여 전반적인 가격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췄다. 직접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들을 수행한 것이다. 또한 모든 상점이 식약처 위생등급제를 적극도입하여 전국 유일의 ‘위생안심시장’이 되었다. 이러한 가격, 서비스, 위생 등 전반의 컨설팅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예산(지방)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좋은 관광지로서 인식을 심어주고자 했다.
각 점포의 창업자와 직원 고용 뿐 아니라 지역의 자활센터와 협업하여 시장 내 퇴식 처리 및 청소 인력 등으로 고용하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 상생을 실현하였다. 광장 내에서 이용하는 공기밥과 술, 불판 판매 업소 2곳은 시장상인회가 운영, 발생하는 수익금은 장터광장의 운영 비용으로 사용하여 시장의 자생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상권 운영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관광객이 많아 시장 방문객의 95%가 시장음식을 취식하지 못하고 나가는 상황 해결과 함께 지역 상권 전반의 활성화를 위해 시장 외부 상점에 일부 레시피 공유 및 컨설팅 지원, 저렴한 가격으로 협의하여 관광객이 예산시장 뿐만 아니라 예산군 내 타 음식점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시장 내외부의 상인간 신뢰 확보를 위해 외식업 및 숙박업소 등 물가인상 방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추진하고 위생, 가격, 서비스에 대한 조건을 바탕으로 시장상인회와 협의하여 시장 외부에 있는 상점들 또한 상인회 가입 및 장터광장을 이용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장 외부 상권과 상생 시스템을 구축하고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했다.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예산시장만을 살리는 것이 아닌 예산 지역 전체의 경제 활성화가 목표였다. 예산군과 더본코리아는 삽교읍에 위치한 곱창거리 조성, 지역 전반의 상점들과의 협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 지역 축제 컨설팅 및 개설, 지역 특화 메뉴 개발 등 지역 전반의 지역 행사 및 지역 관광 자원화를 진행했다.
예산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내외 점포 매입, 컨설팅을 통해 지역 전반의 상권을 새롭게 탈바꿈 시켰다. ‘더본외식산업개발원’ 설립, 음식 메뉴 개발 및 창업 교육, 인재 양성을 진행하여 외식 창업의 본거지를 형성함과 동시에 상권과의 연계를 통해 자생적인 지역 상생 구조를 형성하고자 했다. 또한 돼지곱창으로 유명했던 삽교읍에 새롭게 생기는 상가건물과 창업주들의 외식 컨설팅을 진행했다. 각 매장마다 특화 메뉴를 개발하고 매장 간 공간을 개방하여 거리 조성이 가능하도록 공간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예산의 지역 축제인 삼국축제에 먹거리 부스 형태를 강화하고 요리대회에 후원 및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을 통해 퀄리티를 높였고, ‘예산 맥주 페스티벌’을 개최,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홍보에 나서는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직접 움직였다.
지역살리기프로젝트의 첫번째 대상지였던 예산은 시장 개장 이후 300만명이 방문하며, 일자리 500여명을 창출했다. 예산 맥주 페스티벌은 총 25만명이 다녀가고, ‘제2회 예산글로벌푸드 챔피언십 요리대회'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훈격으로 격상돼 전국적인 대회로 입지를 다지는 등, 지역 내 행사 및 이벤트의 퀄리티와 성과 또한 향상되었다. 인구 측면에서도 청년 창업자의 유입을 중심으로 2022년 말 7만 9천571명이던 예산군 인구는 2023년 4월 말 기준 8만 1천3명을 기록하며 증가 추세를 보여 지방 소멸 대응책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외에도 2023년 2월 대한민국 기초자치단체 브랜드 평판 전국 지자체 1위(군단위 최초), 지역자활센터와 상인회간 용역 계약을 통해 자활근로자 24명 고용, 전통시장 대규모 주차장 공모사업 선정으로 총 사업비 56억원 확보 등 지역과 지자체 차원에서도 직접적인 지역 상생의 효과가 드러나고 있으며 2023 국토교통부 지역개발 우수사업 지역개발계획분야 최우수 사례로 선정,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번 프로젝트가 실효성 있는 선례 사례로서 자리매김했다.
백종원은 이 프로젝트가 지역 발전을 위한 사회공헌이라고도 생각하지만, 이것 자체가 앞으로의 사업이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공공의 돈을 경험 있는 기업이 잘 쓸 수 있게 도와주는 것 또한 사회공헌이라고 밝혔다. 더본코리아와 같은 중견기업이 노하우를 전수하며 컨설팅을 맡고 대기업은 후원 등을 통한 사회공헌, 지자체는 프로젝트를 통한 효과적인 자금 운용을 목표에 둔다는 것이다. 또한 ‘무조건 공익적인 면만을 보는 것은 아니며, 더본코리아는 이런 지역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서 이 지역 개발 사업쪽으로 더 나아갈 것이기에 투자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다른 비즈니스의 발판으로 삼고 나아가겠다는 것으로 곧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방향인 공유가치창출(CSV)로 볼 수 있다.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라는 중견기업이 지역에 와서 어떤 것을 하겠다고 할 때는 지자체도 주민들도 모두가 긴장한다. 거대자본의 투입이 어떤 변화를 불러오고 어떤 이권이 발생할지에 대한 두려움이 먼저 앞서기 마련이다. 아마 백종원은 그것을 너무 잘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돈이 되지 않는 화장실 리모델링 사업으로 지자체에 자신의 사회공헌차원의 활동임을 증명하고, 기존 상인들에게도 동일한 그리고 같이 나아갈 수 있도록 조건없는 리모델링과 컨설팅을 지원했다. 창업가들에게도 가져갈 몫보다 나눌 몫,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다. 자신의 기업이 갖고 있는 인프라와 자원으로 그 시스템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든다. 그는 사회공헌활동이라는 명목하에 사용했던 자원들로 신뢰를 사고 협력을 만들었다.
백종원의 예산시장 사례는 공공에서도 민간에서도 각광받고 회자되는 성공적인 모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모델이 확장성과 지속가능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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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장터광장 홈페이지
백종원 시장이 되다 EP.0 ~ 27, 백종원 유튜브
더본코리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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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로컬인사 류혜림 에디터
사진 로컬인사 곽승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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