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전세
참으로 시금털털한 답변이 왔다. 2달 만에 온 사모님 카톡이 이렇게 안 반가울 수 없었다. 난 다시 강력하게 의사 표시를 했다. 마냥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고. 8월엔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예의 바르게)
전세를 처음 받아봤으니 모든 게 다 처음인 상황이니까, 만반의 준비가 더 필요했다.
그리고 동시에 집주인에게 호다닥 카톡을 보냈다. 답변이 안 올까 봐 조마조마했다. 답이 안 오면 허그에게 퇴거 통보 내역을 보낼 수 없으니 일이 복잡해지니까.. 근데 마침 좋은 소식과 함께 금방 답변이 왔다.
네 알겠습니다.
내일 귀국하니까 그때 얘기 나눠요
와.. 어쨌건 당분간 한국에 있을 예정이니 연락두절은 안 되니까 다행으로 여겼다. 이사 나갈 때까지는 제발 한국에 계시옵소서... 하고 기도까지 했다. 하지만,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 촉수를 바짝 세워야 한다!
뭔가 좋은 신호처럼 느껴졌다. 집 보러 오는 사람이 한동안 없었는데, 딱 이 시기에 온다니 뭔가 나에게 유리한 상황처럼 느껴졌다.
양평 전원주택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세컨하우스나 거주가 목적인 사람들이 많으니 희망적으로 생각하며 몸이 마구 바빠졌다. 케케묵은 먼지를 털고, 새 단장을 시작했다.
1년을 방치한 뒷마당까지 몇 날 며칠을 걸쳐 전부 탈탈 청소했다. 봄맞이 청소 겸, 다음 손님도 꼭 오길 바라며..!
이 집은 작고 길게 지어져서 계단이 많고 높다. 집에 자주 오는 엄마도 계단 다니실 때 조심히 다니신다. 그리고 항상 그러셨다. 이 집은 계단이 문제라고...(어른들은 무릎 때문에 그렇겠다. 난 아직 젊어서 거침없이 뛰어다닌다.)
젊은 사람이 이 집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
인테리어가 고풍스럽지만.... 위치도 뭐도 다 좋아요. 집주인이 어닝도 해주고 밖에 페인트도 다시 칠해준대요. (갑자기 집 홍보라니?)
은행에서도 허그에서도 아직은 준비하는 게 이르다고 얘기한다. 계약종료 한 달 전부터 액션을 하라고 하는데, 그전에 전월세 공부를 바짝 해서 대비를 해야겠다.
뉴스에서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안 주면 그것도 모종의 전세사기라고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거리로 나와 울부짖는 것도 봤다. 유튜브 알고리즘도 전세사기로 조금씩 도배가 되어간다….또르르르.
정말로 별 일 없길 빈다.
새로운 시골에서 설렘을 안고, 냥장군과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을 따뜻한 겨울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