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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werty yui Jan 11. 2018

요론지마-3

혹은 요론토, 요론섬

2017.6.9. 금요일

11시쯤 눈을 떴다. 에어컨을 끄고 밖으로 나왔다. 햇볕은 여전히 뜨거웠다. 달아오른 양 팔과 얼굴이 여전히 뜨거웠다. 긴팔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생선회를 파는 할머니가 또 말을 걸어왔다.

ㅡ타베루와요 타베룬자나이?

ㅡ다..다이죠부..데스..이에이에..

난 회를 못먹는다. 어쨌든 말을 걸어주니 좋았다. 편의점에서 빵을 몇개 샀다. 할머니한테 한 개 주고 공항쪽으로 걸어갔다. 5분 정도 걸으니 해변이 나왔다. 보드를 연습할 만한 장소를 발견했다.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데에도 땀이 주르륵 흘렀다. 100미터 정도 곧게 뻗은 시멘트길 이었는데, 사람도 없고 연습하기 좋았다.

하지만 그늘이 부족했다. 그늘이라고는 남쪽 지방에서 볼 수 있는 크고 길쭉한 잎이 나 있는 나무 한 그루 뿐이었다. 보든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중심을 잡기가 힘들었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봤던 그 속도감, 경쾌함, 시원함 따윈 없었다. 비틀대고 느릿느릿, 엉거주춤만 있었다. 100미터를 왕복하는 데 숨이 턱까지 찼다. 숨막히는 날씨 때문이기도 했다. 그늘에 가만히 있으면 꽤 시원했다. 100미터 왕복하고 그늘로 돌아와 30분을 쉬었다. 별 성과 없이 땀만 한 바가지 흘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밤에 타면 덜 힘들까 해서 9시쯤 밖으로 나가봤지만, 불빛도 거의 없어서 불가능했다. 불빛이 있는곳엔 벌레들이 우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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