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왔던 약속스케줄 다니기
임신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나면, “언제 한 번 보자”던 인사들이 조금씩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그동안 미뤄왔던 약속들, 바빠서 놓쳤던 지인들과의 만남이 조금은 여유 있게 다가오는 시기인 18주쯤 되면, 뱃속의 아기도 많이 자리 잡고, 몸도 많이 안정되어 3~4시간쯤 외출하며 수다 떠는 일이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다.
아기를 낳고 나면 아무래도 신생아를 돌보느라 긴 외출이나 대화가 쉽지 않기에, 이 시기 외출은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하는 소중한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임신한 내 모습에 놀라면서도, 임신 선물들도 참 정성스럽고 알뜰살뜰하게 챙겨 주었다. 아기를 먼저 키워본 친구들은 경험에서 우러난 실용적인 선물을 주었고, 아직 미혼인 친구들은 귀여운 베이비용품이나 임산부를 위한 간식, 바디용품 등을 준비해줬다. 그런 마음과 정성이 참 고맙고 감동이었다.
무엇보다도 기분 좋았던 건, 지인들이 임산부인 나를 배려해 장소를 정해주고, 멀리 있던 친구들도 일부러 가까운 곳까지 와준다는 점이었다. 그런 배려와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은, 단순한 만남 이상으로 인간관계의 감사함의 의미로 다가왔다.
이렇게 누군가와 마주 앉아 웃고 떠들며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시간이 나에게도, 뱃속 아기에게도 긍정적인 기운을 채워주는 시간이었다.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 속에서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 싶은 안도감이 들었고, 그 마음이 곧 태교가 되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