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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 shannon Mar 20. 2022

임신 20주

둘만의 여행하기

임신기간동안 하는 여행을 태교여행이라고 부르는데 난 예전부터 태교여행이란 말이 그렇게 싫었다. 태교여행이라는 거창해보이는 말 뒤로는 여행사들이 만든 상업적인인 여행코스가 기다리고 있다는걸 알기에, 한국의 임산부들이라면 다 아는 여행지에서 다 똑같은 코스로 해외여행하는게 내키지 않았다. 태교여행 간다고 하면 뭔가 된장녀같고 아기를 빌미로 해외여행 가려고 하는 정신없는 여자인 것 같아서 그런 이미지가 싫었다. 상업적인 느낌이 싫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태교여행은 해외여행위주로 소개가 되고 있어서, 해외여행시 오롯이 짐은 남편이 다 들어야하고 그야말로 여자는 공주여행, 남자는 개고생 여행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아무리 6시간 이하 비행이라고 안전하다 해도 앞뒤로 수속 밟고 뭐하는 시간까지 하면 대게 반나절 이상을 투자해서 비행을 해야하는데, 홀몸에도 힘든 해외여행을 임산부 몸으로 견디기에는 무리가 있기도 하다. 게다가 타지에 가서 입에 안맞고 생소한 음식 먹는것도 불안하다. 보통 휴양지로 가는데 해산물이 발달해서 해산물 위주로 먹게 되는데 신선도나 위생이 불안하고 생각만해도 한국음식이 막 먹고 싶어질것 같았다.     


난 임신전부터 남편에게 그랬다. 우리 남들 다 가는 태교여행지 해외 가지말고 한국에서 맛있는거 먹고 안전하게 있자고.. 그냥 근교 여행으로 가벼운 나들이를 여러번 하자고.. 남편도 그에 동의했고 좋은 생각이라고 제 의견을 지지해 주었다. 내가 생각하는 임신 중 여행은 여행태교라는 말에 맞는 것 같다. 음악태교, 미술태교, 산책태교 하듯이 여행태교라고 말해야 맞는 것같다.


우리의 첫 여행태교는 서울인 집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강릉으로 갔다. 강릉에서 유명한 호텔에 묵으며 좋은시설에 쾌적하고 편리한 느낌을 만끽하며 호캉스하기로 했다. 바다도 보고 맑은 공기도 마시고 수영도 하고 맛있는것도 먹고, 해외여행하며 고생하기 보다는 몸이 편하고 안전한 걸 택했더니 여러모로 평안하고 좋았다. 국내여행을 하는 대신 숙박하는 호텔을 비용을 더 주더라도 조금은 더 쾌적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고급호텔로 선택했다.      


여행태교에는 수영장이 있으면 더 좋다. 수영은 물의 부력을 이용해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서 관절에 무리가 없어서 임산부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한다. 자궁에 눌려 골반 안에 뭉쳐있던 울혈이 사라지고 요통이나 어깨결림, 손발 저림 증상이 줄어드는데 효과가 있고, 고관절이 유연해진다고 들어서 출산을 할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하니 수영도 즐거운마음으로 태교삼아 유유히 즐겼다. 수영을 하다보면 물속에서는 배의 무게를 거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기도 훨씬 편하고 전신 운동이 되다보니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풀어주니 한결 몸이 가벼워 지는 것도 느껴졌다. 일부러 평소에 수영장을 정기적으로 다니기 벅차니 여행지에서만큼은 수영도 하면서 아기와의 교감을 하며 여유를 즐기는게 정말 좋았다. 실제로 수영을 하고 나오니 아기의 태동도 강하게 느껴졌다. 미세하게 느끼던 태동을 수영을 하고 나왔을때 강하게 느낀거 보니 아기도 좋았는지 연신 뱃속에서 움직여댔다.   

  

여행하며 둘만의 사진을 남겨놓는것도 중요한 것 같다.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앞으로 그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테니 한살이라도 젊은 우리 부부의 모습을 잘 찍어두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없을 것 같았다. 태교일기장에 붙여주고 아기가 크면 뱃속에 있을때 같이 여행했다고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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