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태교, 피아노치기
중학생때 피아노를 곧잘 쳤었다. 그때 당시에는 체르니 40번 정도까지 치면 어느정도 웬만한 악보는 거의 칠 수 있는 실력이었다. 그치만 자라는 20년동안 피아노 건반을 만져본적도 없이 지냈다. 아마도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음악태교를 하고싶어서 생각하던 중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는데 악보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건반의 어디를 눌러야 어떤 소리가 나는지도 가물가물했다. 오른손은 거의 기억하고 있고 왼손은 거의 까막눈 수준이었다. 그치만 1:1레슨을 4번 정도 받고나니 자신감도 차올랐고, 적당한 가격의 디지털피아노도 구입하여 서재에 들였다. 레슨보다는 연습이 반복적으로 되어야 하는데 피아노를 집에 들여 놓으니 언제든 칠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건반도 익숙치 않고 악보가 어려웠는데.. 디지털피아노도 사고 초급용 뉴에이지 피아노악보도 사서 매일 3곡씩 연습을 했다.
그렇게 매일 피아노를 치다보니 확실히 실력이 점차 늘었고 틀리지않고 끝까지 한곡을 완성하는 일이 늘었고, 어느날은 아무리 해도 안되는 구간이 있지만 어느날은 갑자기 '어라? 스무스하게 쳐지네~' 하며 연습의 결과가 드러나는 순간이 생겼다. 그럴때의 희열은 말도 못했다. 혼자있어서 소리치지 못할뿐 너무나 즐거운 순간이었다. 음악을 듣는건 심신의 안정이 되지만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건 나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손가락을 사용하면서 태아 두뇌개발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좋은태교가 되니 정말 1석 2조이다.
특히 비싼 고가의 클래식 피아노보다 디지털피아노의 장점이, 헤드폰을 끼고 밤낮 구분없이 칠 수 있어서 층간소음걱정이 없고, 소리의 음량도 조절할 수 있고 소리의 모드도 다양하게 내장되어있어서 오르간 소리로 찬송가를 칠수도 있었다. 확실히 집에서 자주 피아노를 접하니 실력이 점점 늘었고 원하는 태교음악 악보를 구해 언제든지 아기에게 들려줄 수 있어서 뿌듯했다.
특히 태동이 느껴 지는 시간에 피아노를 자주 쳐줬다. 주로 뉴에이지 곡 위주로 들려줬는데 맑고 평온한 느낌의 선율이 좋아서 태교음악으로 딱이었다. 뉴에이지 음악은 아기의 뇌에 기분 좋은 호르몬을 전달하고 청각에 자극을 준다고 한다. 그치만 아무리 좋은 음악도 엄마가 지루하거나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태아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 하기 어려워요. 좋아하는 음악을 접하는게 좋다.
아기를 만나고 취미생활이 고급스러워 진걸 몸소 느껴서 좋았다. 덕분에 음악태교, 청각태교 하면서 제가 배움을 이어가는 지금이 너무 재밌고 행복했다. 자기개발을 충분히 하고 있는 태교의 시간이 나의 자존감을 한껏 높여 주고 있어서 아기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 아기가 크면 피아노도 같이 치고 같이 노래도 하는 상상을 하면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이제는 과거가 되었지만 육아중 틈틈이 아직도 피아노치며 힐링하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임신 하고 잘한일 중 하나가 피아노 다시 시작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